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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초반 부천종합운동장에 이 선수가 후반 벤치를 박차고 웜업존에서 몸을 풀기 시작하면 관중들이 웅성대기 시작한다. "이원식이다." 그리고 출격 지시를 받고 그라운드에 들어서면 관중들의 뜨거운 함성이 전해진다. 제주 유나이티드의 전신 부천SK 시절 '후반의 사나이'로 불렸던 이원식(45)이었다. 90분 풀타임을 소화하기에 체력적인 문제를 보여 일찌감치 조커로 돌아섰던 이원식의 임팩트는 대단했다. 빠른 스피드를 이용한 저돌적인 돌파로 경기흐름을 바꾸기도 하지만 최고의 조커라고 평가받는 이유는 선발로 뛰는 공격수 못지 않은 골을 터뜨렸기 때문이다. 부천-서울-대전에서 11시즌 동안 270경기에 출전, 233경기에 교체투입돼 총 73골(18도움)을 터뜨렸다. 전후반 90분의 출전기회를 받아도 넣기 힘든 골을 적게는 5~10분, 많게는 45분 안에 성공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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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년시절 아버지와 함께 조기축구를 하던 송시우는 마산 합성초 4학년 때 정식으로 축구를 배우기 시작했다. 김해중과 수원공고를 졸업한 그는 "고3 때 대통령배에서 우승도 하고 득점왕에도 올랐다. 그 때 '내가 골 넣는데 소질이 있구나'라는 걸 깨달았다"고 회상했다.
아직 90분 내내 파괴력을 유지할 체력이 부족하다. 그러나 이기형 인천 감독은 송시우를 '조커'로만 활용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에 대해 송시우는 "태국 치앙마이에 가서 감독님과 개별미팅을 했는데 선발이든, 조커든 기회를 줄 수 있다고 하셨다. 그래서 동계훈련에서도 착실히 잘 준비하면서 체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웨이트훈련을 열심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찬스에선 항상 골을 넣을 수 있다'는 강한 자신감으로 똘똘 뭉친 송시우의 올 시즌 목표는 역시 '골'이다. 그는 "감독님께 올해 10골을 넣겠다고 말씀 드렸다. 지난 시즌보다 더 많은 출전기회를 얻어야 한다"고 전했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