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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가장 중요한 경기다."
출발은 좋지 않았다. 전북은 전반 10분 골키퍼 홍정남의 실책으로 가시와에게 선제골을 헌납했다. 전반 26분에는 홍정남이 쳐낸 볼이 문전 쇄도하던 상대 발밑에 떨어졌고 그대로 실점으로 연결되는 등 운도 따라주지 않았다. 전반 43분 가시와의 골망을 흔들었지만 오프사이드 판정을 받으면서 땅을 쳤다.
최 감독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닥공'으로 승부수를 던졌다. 전반전 두 골을 내준 시발점이었던 오른쪽 측면 수비라인에서 최철순 대신 이 용을 투입하며 안정을 꾀했고, 볼란치(수비형 미드필더) 신형민 대신 공격수 이동국을 내보냈다. 수비의 한 축을 빼고서라도 벌어진 점수차를 따라잡겠다는 '모험'이었다.
마지막 페이지는 본인이 직접 장식했다. 후반 39분 가시와 진영 페널티에어리어 내 왼쪽에서 잡은 볼을 오른쪽 골문 상단 구석에 정확하게 꽂아넣는 감각적인 오른발 감아차기 슛으로 전북의 '가시와 징크스' 탈출에 마침표를 찍었다. 전반 2실점 속에 또다시 '가시와 징크스'를 떠올렸던 8500여 관중들이 부르는 '오오렐레' 골세리머니가 전주성(전주월드컵경기장 애칭)을 수놓으면서 3대2 '펠레스코어'의 드라마틱한 승부가 마무리 됐다.
전주=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