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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전지훈련, 신태용호의 마지막 테스트 무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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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선에서 펼치고자 하는 '신태용식 축구'는 구체화됐다. 4-4-2라는 큰 틀이 잡혔다. 본선행 확정 직후 변형스리백 실험을 펼쳤으나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우려를 자아냈다. 하지만 11월 A매치 2연전을 통해 4-4-2라는 답을 찾았고 동아시안컵에서 성공의 실마리를 잡았다. 터키 전지훈련에서 치른 3경기에서도 큰 흔들림 없는 형태를 보여주면서 가능성을 보여줬다. 전진패스와 패스 콤비네이션을 통해 상대 수비를 무너뜨리는 공격 전략 역시 힘이 붙고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옥석'도 가려졌다. 동아시아컵부터 터키까지 5경기서 7골을 터뜨린 김신욱과 2선 공격의 핵으로 떠오른 이재성(이상 전북 현대)이 눈도장을 찍었다. 정우영(고베) 역시 동아시안컵에 이어 터키에서도 안정적인 활약을 펼치면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동아시안컵에서 부상으로 제 몫을 못했던 이근호(강원FC) 김민재(전북 현대)가 터키에서 컨디션 회복세를 드러낸 것도 호재다. 자메이카전에서 2실점 했던 김승규(고베)는 라트비아전에서 무실점을 기록하면서 조현우(대구FC)와의 경쟁구도를 이어가는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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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전지훈련을 거치면서 수비라인에 대한 고민은 더욱 커졌다. 동아시안컵에 이어 '사실상 본선 멤버'가 가동됐지만 엉성한 모습이 드러나면서 우려를 샀다. 공간을 내주며 2실점한 자메이카전 뿐만 아니라 결과에선 무실점이었던 몰도바, 라트비아전에서도 내용을 뜯어보면 위기상황으로 이어지는 장면 자체에 대한 우려가 컸다. 그나마 좋은 모습을 보여준 김민재의 활약상이 위안거리였지만 중앙, 측면 모두 탄탄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부분은 개선이 필요하다.
승부를 주도하고도 득점으로 이뤄지지 못한 결정력 문제도 거론된다. 손흥민(토트넘) 등 유럽파가 테스트를 통과한 선수들과 조합을 이룰 3월 A매치 2연전에서 우려를 해소시켜야 한다. 신 감독은 "(터키 전지훈련 기간 펼친) 경기 내용은 괜찮은 점도 있었지만 아쉬운 점은 많은 기회 속에 골을 결정하지 못한 것"이라며 "본선에서의 결정력이나 수비수들이 볼 전개에서 안전하게 만들어가야 할 부분은 노력해야 한다는 점을 느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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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체의 마지막 퍼즐은 유럽파 활용
신 감독은 3월 A매치 2연전에서 '완전체' 구성을 천명해왔다. 지난해 7월 부임 이후 치른 12차례 A매치에 불렀던 국내외 리그 선수들을 모두 선상에 올려놓고 23명의 명단을 추린다. 5월 예비명단을 거쳐 최종명단 소집 전까지 변화를 줄 시간이 촉박하다는 점에서 3월 A매치 구성의 중요성은 꽤 큰 편이다.
유럽파를 얼마나 활용하느냐가 관건이다. 신태용호 출범 뒤 소속팀에서 꾸준하게 활약하면서 A매치에서도 성과를 냈던 유럽파는 손흥민 기성용(스완지시티) 권창훈(디종) 정도다. 이청용(크리스탈팰리스)은 볼턴 임대가 무산되면서 후반기 활약 여부가 불투명하다. 한때 공격옵션 중 하나로 꼽혔던 석현준(트루아)는 최근 골소식이 잠잠하다. 황희찬(잘츠부르크)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의 경기력은 좀 더 체크해야 한다는게 신 감독의 판단이다. 이들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전술 형태가 바뀔 수 있는 만큼 신 감독의 고민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유럽파 활용폭에 따라 기존 대표팀 내 구성 뿐만 아니라 3월 1일 개막하는 K리그 내에서의 초반 흐름도 중요해질 수 있다. 울산 현대서 새 시즌을 시작하는 박주호나 전북 현대 유니폼을 입은 홍정호는 터키 전지훈련에서 제외됐으나 K리그에서의 활약 여부에 따라 3월 A매치 합류 가능성이 점쳐지는 선수들이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