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승 길목' 김봉길호, 우즈벡의 '압박+역습' 주의하라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8-01-23 07:39



이제 정말 결과가 중요해졌다.

4강 진출에도 비판의 목소리에서 자유롭지 못한 김봉길호 이야기다. 김봉길호는 베트남과의 1차전부터 말레이시아와의 8강전까지, 매경기 경기력에 대한 지적을 받고 있다. 공격은 단조로웠고, 수비는 불안했다. 특색 없는 실리축구에 불안한 모습이 이어졌다. 그나마 버텨주는 것이 결과다. 김봉길호는 어쨌든 매경기 결과를 얻으며 4강까지 올라섰다. 경기력에서 확실한 변화를 줄 수 없는 지금, 팬들과 전문가들의 우려를 돌릴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우승 뿐이다. 그래서 지금부터는 결과가 더 중요하다.

이제부터는 진검승부다. 지금껏 붙었던 팀과는 수준이 다르다. 이전까지 만난 상대는 우리의 부족한 경기력에도 승리를 챙길 수 있었다면, 이제는 정말 한치 실수도 용납할 수 없다. 그 첫 관문이 우즈베키스탄이다. 김봉길 감독이 이끄는 23세 이하(U-23) 대표팀은 23일 오후 8시30분(한국시각) 중국 장쑤 쿤산스포츠센터에서 우즈벡과 2018년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4강전을 치른다.

우즈벡은 이번 대회에서 가장 안정된 전력을 보이는 팀 중 하나다. 조별리그 1차전에서 카타르에 0대1로 패한 후, 3연승을 달리고 있다. 공수에 있어 짜임새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중국, 오만, 일본을 상대로 6골을 넣고, 한골도 내주지 않았다. 우즈벡의 힘은 단연 압박이다. 특히 4대0으로 완승을 거둔 일본과의 8강전이 백미였다. 위르겐 클롭 리버풀 감독의 트레이드마크인 게겐프레싱을 연상케했다. 압박의 라인을 최대한 끌어올린 후 공격적인 수비를 펼쳤다. 일본의 수비진은 우즈벡의 강한 압박에 허둥대다 8분 사이에 3골을 허용했다.

역습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우즈벡은 볼을 소유하기 보다는 최대한 빠르게 전방에 볼을 붙이는데 포인트를 맞추고 있다. 압박에 자신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무작정 볼을 뿌리는 것이 아니다. 중앙 보다는 좌우 측면에 초점을 맞춰 역습을 전개한다. 전개 과정이 대단히 빠르다. 돌파력이 있는 측면 공격수들이 속도까지 붙은 상태에서 상대 수비와 1대1을 펼치다보니 우위를 점하는 경우가 많다. 일본전에서 두 골을 넣은 자슈벡 야크시바예프는 경계대상 1호다.

공교롭게도 우즈벡의 강점은 한국이 약점을 보이는 부분과 정확히 일치한다. 측면 수비는 이번 대회 내내 김봉길호의 발목을 잡는 부분이고, 중앙 수비진과 중앙 미드필더 역시 상대의 압박에 자주 볼을 놓치는 모습을 보였다. 전술적 부분을 통해 상대의 측면 역습을 봉쇄하고, 상대의 강한 압박을 의식해 더 빠르고 집중력있는 볼처리를 할 필요가 있다. 상대가 적극적으로 압박을 하는만큼 우리 역시 1차 압박에서 벗어난다면 좋은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이번 대회 최고의 활약을 펼치고 있는 한승규(울산)의 적극적인 침투를 더 활용해야 한다. 말레이시아전에서 체력을 아낀 조영욱(서울)의 돌파도 필요하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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