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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미레이트스타디움(영국 런던)=이건 스포츠조선닷컴 기자]관심이 컸다. 눈과 귀가 모두 북런던으로 몰렸다. 혈전이 펼쳐졌다. 해당팀 팬들은 피를 말렸다. 그래도 제3자의 입장에서는 즐거운 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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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경기 전 화두는 알렉스 옥슬레이드 체임벌린(리버풀)이었다. 체임벌린은 올 시즌을 앞두고 아스널에서 리버풀로 이적했다. 이적료는 3500만파운드였다. 체임벌린 이적의 이유는 포지션이었다. 그는 '중앙미드필더'로 뛰고 싶어했다. 아르센 벵거 아스널 감독은 체임벌린을 윙백으로 기용했었다.
아스널 팬들은 체임벌린에 배신감을 느꼈다. 체임벌린이 이적할 때 비난이 엄청났다. 이날 '리버풀의 체임벌린'은 처음으로 에미레이트 스타디움을 찾았다. 경기 전 벵거 감독은 경기 전 인터뷰에서 "체임벌린이 리버풀에서 주전을 차지했는가?"라면서 간접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후반 39분 체임벌린은 쿠티뉴를 대신해 교체투입됐다. 에미레이트스타디움에 있는 90% 가량의 사람들은 야유를 퍼부었다. 리버풀 팬들만이 환호를 보내며 이적생의 기를 살려주려 했다. 체임벌린은 추가시간 포함 11분여를 뛰었다. 이렇다할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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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버풀 팬들은 기대에 부풀었다. 1-0으로 앞서고 있던 전반 43분 살라의 슈팅이 체흐에게 막혔다. 볼은 튕겨올랐다. 쇄도하던 사디오 마네의 앞으로 왔다. 마네는 점프했다. 그리고는 시저스킥을 때렸다. 리버풀 팬들의 눈은 볼의 궤적을 따랐다. 함성을 지르려 했다. 그러나 볼은 골문을 살짝 빗나갔다.
욕심이었다. 시저스킥을 할 필요가 전혀 없었다. 볼을 잡은 뒤 슈팅을 하더라도 늦지 않았다. 골문 앞에는 아무도 없었다. 그런 상황에서 마네는 '멋'을 추구했다. 아마도 방송과 인터넷 그리고 다음날 발행될 신문 1면을 생각했을 것이다. 만약 그 순간 마네가 침착하게 정석 플레이를 했다면 경기 결과는 분명 달라졌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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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널은 후반 엄청난 집중력을 선보였다. 후반 8분 알렉시스 산체스의 첫골을 시작으로 후반 11분 그라니트 사카, 후반 13분 메수트 외질이 연속골을 넣었다. 5분간 3골을 폭발시켰다. 3-2로 역전시켰다.
팬들은 열광했다. SNS에서는 신조어가 나오기도 했다. 바로 '에미레이탄불'이었다. 에미레이트 스타디움과 이스탄불의 합성어였다.
2005년 5월 리버풀은 터키 이스탄불에서 열린 유럽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AC밀란과 만났다. 전반에 3골을 내줬다. 0-3에서 후반을 맞이했다. 리버풀은 후반 9분 스티븐 제라드가 첫 골을 넣었다. 2분 후 블라디미르 스미체르가 두번째골, 15분에는 사비 알론소가 동점골을 넣었다. 6분간 3골을 넣으며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다. 리버풀은 승부차기에서 승리하며 빅이어를 들어올렸다. 리버풀 팬들에게 이스탄불은 '기적의 승리'를 의미하는 대명사가 됐다.
아스널 팬들도 여기에 착안했다. 에미리트에서 기적을 만들었다는 의미로 이스탄불을 붙였다. 그 합성어가 '에미레이탄불'이었다.
하지만 역시 설레발은 안 좋은 결과를 낼 수 밖에 없었다. 아스널은 후반 26분 피르미누에게 동점골을 내줬다. 에미레이탄불은 결국 다시 에미레이트가 되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