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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조가 되도 쉽지 않을 것이라 했지만, 생갭다 더 힘든 조에 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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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별리그에서 1차전의 중요성은 더이상 설명이 필요없다. 한국이 16강에 오른 2006년 한-일월드컵, 2010년 남아공월드컵 모두 첫 경기에서 승리했다. 2002년에는 폴란드를, 2010년에는 그리스를 모두 2대0으로 제압했다. 승점을 확보하고 출발하는 상황과 그렇지 않은 경우, 남은 경기에 대한 부담감은 하늘과 땅 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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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리한 조건은 흐름을 통해 극복해야 한다. 한국은 2차전에서 독일을 만나고 온 멕시코와, 3차전에서 '최강' 독일과 만난다. 독일은 지난 컨페더레이션스컵에서 보듯 2진도 강력하다. 한국이 노릴 수 있는 구멍이 사실상 없다. 독일 입장에서도 조 1위를 확정해야 브라질을 16강에서 피할 수 있다. 한국전을 대충 치르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한국은 독일을 이기기 어렵다는 전제 하에 독일전 이전에 최대한 승점을 쌓아야 한다. 멕시코의 경우, 1차전에서 독일에 패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한국전에 무조건 승리를 노릴 것이다. 한국은 스웨덴전에서 분위기를 만들어 놓아야 멕시코전까지 그 흐름을 이어갈 수 있다.
이 모든 전제 조건은 스웨덴과의 1차전 필승이다. 스웨덴은 까다롭지만 그렇다고 약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신체조건이 좋은 스웨덴은 압도적인 높이를 앞세운 수비를 바탕으로 한 역습을 주 전략으로 한다. 우리가 부담스러워 하는 스타일이다. 실제 한국은 스웨덴과 4번의 맞대결(2무2패)에서 한번도 이기지 못했다. 맨유에서 뛰는 빅토르 린델로프가 포진한 포백은 이탈리아를 두 경기 연속 무실점으로 묶을 정도로 안정감이 있고, 빅클럽의 관심을 받는 에밀 포르스베리(라이프치히)가 포진한 마드필드도 견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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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투톱 올라 토이보넨(툴루즈)와 마르쿠스 베리(알 아인)이 높이에 비해 스피드가 떨어지고, 중앙에서 창의성도 부족하다는 편이다. 대표팀서 은퇴한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맨유)의 복귀가 변수이기는 하지만, 전체적으로 공격의 날카로움은 떨어지는 편이다. 여기에 이번 월드컵이 12년만이다. 선수 대부분이 월드컵을 경험하지 못했다는 점은 우리에게 기회가 될 수 있다. 전력 보다 긴장감, 몰입도를 어떻게 통제하느냐가 더 중요한 1차전인 만큼 준비만 잘한다면 충분히 이변을 만들어낼 수 있다.
2차전 상대 멕시코도 과거처럼 강력하지는 않다. 이번 북중미 예선에서도 고전했고, 최근 국제 무대에서 눈에 띄는 존재감을 보이지 못했다. 하비에르 에르난데스(웨스트햄)의 노쇠화가 진행되며 우리가 덜덜 떨만한 '에이스'도 없다. 무엇보다 승리한 경험이 많아, '해볼만 하다'는 심리적 안정감도 가질 수 있다. 스웨덴과의 1차전만 잡는다면 만들어갈 수 있는 시나리오다.
주사위는 던져졌다. 해법도 명확하다. 이제 남은 것은 이 해답을 찾기 위한 철저한 준비 뿐이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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