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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클래식 스플릿 그룹 B의 키워드는 '생존'이다. 이미 두 팀이 일찌감치 클래식 잔류를 확정지었다. 포항과 대구다. 지난 28일에는 대구가 포항을 2대1로 꺾고 잔류에 성공했다. 조광래 대구 대표이사는 "한 마음 한 뜻으로 어려움 이겨낸 선수단이 정말 대견하고 고맙다"고 했다.
반면 김학범 광주 감독은 여유가 흘러 넘쳤다. 광주는 최근 전남과 상주를 잇따라 꺾고 2연승으로 계속해서 잔류의 불씨를 살려나가고 있다. "다른 것 필요없이 우리의 플레이가 중요하다"고 밝힌 김 감독은 "올 시즌 우리가 인천을 한 번도 이기지 못했더라. 그래서 선수들에게 '한 번은 이겨야 하는 것 않겠냐'고 말했다"며 웃었다.
양팀 감독의 분위기는 그라운드에서도 그래도 투영됐다. 인천은 주전선수들의 공백이 느껴졌고 자신감이 한껏 올라온 광주는 경기 주도권을 쥐며 득점 찬스를 노렸다. 하지만 중원 싸움만 가열될 뿐 좀처럼 득점 기회를 찾아오지 않았다. "미드필드 싸움에서 승부가 갈릴 것이다. 속 안으로 들어가서 해야 하는 싸움"이라고 말한 김 감독의 예측이 제대로 맞아 떨어졌다.
'지옥의 매치'에서 웃은 이는 없었다. 그나마 더 아쉬운 쪽은 광주였다. 상대적으로 좋은 경기를 하고도 승리를 따내지 못했다. 경기가 끝난 뒤 김 감독은 "어차피 우리는 이겨야 한다. 득점이 필요한데 골이 터지지 않는다. 상대와 상관없이 우리 것만 한다면 충분히 잔류 기회는 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지금 시점에선 지지 않는 것보다 이기는 것이 필요하다. 대구와 포항은 잔류 싸움에서 벗어난 팀들이다. 2경기를 다 이겨놓고 다른 팀 결과를 기다려볼 것"이라고 전했다.
이 감독은 "남은 2경기에서 가장 필요한 건 경기의 중요성이 가져다 주는 심적 압박감을 극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천=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