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을 치르다보면 절대 놓칠 수 없는 한, 두경기가 있다.
제주와 울산에게는 17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7년 KEB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29라운드 맞대결이 그랬다. 김도훈 울산 감독은 "올 시즌에서 제일 중요한 경기가 될 수 있다. 이런 경기를 잡으면 찬스가 생긴다"고 했다. 조성환 제주 감독 역시 "선수들 스스로가 이 경기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다"고 했다.
두 팀은 나란히 승점 51점을 기록 중이었다. 제주(48골)가 다득점에서 앞선 2위, 울산(32골)은 3위였다. 양 팀을 지는 법을 잊었다. 제주는 8경기 무패(6승2무), 울산은 9경기 무패(5승4무)를 이어나갔다. 지는 팀이 잃는게 많았다. 무패행진도 끊기고, 선두 전북과의 격차도 벌어지게 된다.
경기 전 만난 양 팀 사령탑은 조심스러웠다. 서로 "목표는 승점 3점"이라고 했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지지 않는 경기에 초점을 맞추는 듯 했다. 김 감독은 "집중력이 중요하다. 미드필드에서 안정된 경기를 해야 한다"고 했다. 볼간수 능력이 좋은 타쿠마가 중원에 포진했다. 조 감독은 "선제골을 내주지 않는게 중요하다. 그러다보면 언제든 득점기회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했다. 외인 선수를 모두 빼고 소통이 잘되는 국내선수로만 베스트11을 짰다.
경기 역시 조심스럽게 진행됐다. 다소 지루한 공방전이 이어졌다. 홈팀 제주가 조금 더 공격적으로 나섰지만 공격에 가담하는 숫자가 워낙 적었다. 상대의 역습을 의식했기 때문이다. 울산은 아예 내려서서 경기를 했다.
이런 경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집중력이다. 작은 실수라도 하면 분위기가 확 바뀐다. 경기는 분위기를 주도하던 제주가 선제골을 넣었다. 전반 41분 진성욱이 권순형의 프리킥을 헤딩으로 연결하며 득점에 성공했다. 후반 들어 울산이 반격에 나섰다. 최규백, 박용우가 교체카드로 투입되며 4-1-4-1에서 4-2-3-1로 포메이션이 바뀌었다. 곧 결실을 맺었다. 후반 17분 오르샤가 오른쪽을 돌파하며 내준 크로스를 김승준이 뛰어들며 마무리했다. 팽팽하던 흐름을 다시 깬 것은 제주였다. 27분 진성욱이 돌파하다 최규백에 걸려넘어졌고, 주심은 지체없이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돌아온 마그노가 이를 깔끔하게 성공시켰다.
이 후 양 팀은 일진일퇴의 공방을 펼쳤다. 울산은 동점을 만들기 위한, 제주는 지키기 위한 전쟁이 치열하게 이어졌다. 하지만 제주의 집중력이 앞섰다. 리그 두번째 최소실점팀 답게 막강 수비를 과시했다. '캡틴' 오반석이 고비마다 몸을 날리는 수비로 제주를 구해냈다. 조 감독도 적재적소에 선수교체를 통해 분위기를 바꿨다. 결국 제주가 2대1로 승리하며 '2위 전쟁'에서 웃었다.
제주=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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