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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기의 최단시간 7분 해트트릭! 전북, 강원에 4대3승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17-09-10 18:52



10일 오후 5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K리그 클래식 28라운드 전북-강원전, '전북 공격수' 이승기의 발끝은 마치 신들린 듯했다.

경기 초반 전반 56초만에 강원 김경중의 선제골이 터지며 전북은 위기를 맞았다. 안방에서 0-1로 밀리는 상황, 전북은 '닥공'으로 밀어붙였다. 전반 4분 신형민의 프리킥이 골대를 살짝 벗어났다. 전반 6분 에두의 슈팅이 크로스바를 넘겼다. 전북의 슈팅이 줄기차게 이어졌다.

전반 14분, 이승기의 '쇼타임'이 시작됐다. 박스 왼쪽 측면을 파고 들더니, 강원 수비수 2명 사이를 영리하게 뚫어냈다. 황홀한 개인기에 이은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동점골이었다.

5분 후인 전반 19분 이승기의 발끝이 또다시 빛났다. 최철순의 크로스를 문전의 에두가 머리로 떨군 것을 이어받았다. 정지화면처럼 수비도 골키퍼도 멍하니 바라보는 새 오른쪽 측면의 이승기가 힘을 쭉 뺀 채 '센스만점' 역전골을 밀어넣었다.


멀티골에 만족하지 않았다. 당황한 강원 수비라인이 순식간에 붕괴됐다. 이승기는 2분 후인 후반 21분 박원재의 문전패스를 이어받아 해트트릭을 완성했다. 환상적인 3골로 K리그의 새 역사를 썼다.

전반 3개의 슈팅을 모두 골로 연결한 '원샷원킬'이었다. 불과 7분만에 3골을 몰아치는 기적을 빚어냈다. 해트트릭 소요시간 기준 역대 최단시간 기록이다. 종전기록은 2016년 8월 13일 K리그 챌린지 28라운드 안산전에서 부산 고경민이 후반 35분, 42분, 45분에 기록한 '10분 해트트릭'이다. 2004년 8월4일 울산 현대 외국인선수 제칼로와의 공동 1위 기록을 이승기가 '3분'이나 단축했다. 경기 시작 기준 기록으로는 전북 김동찬(2011년 8월 6일 강원전)의 '전반 18분' 기록에 이은 역대 2위 기록이다. 0-1의 스코어를 3-1로 뒤집었다. '이승기의 날'이었다.

이승기의 올시즌은 시련이었다. 몸이 유난히 가볍던 2라운드 수원전에서 서정진과 충돌하며 오른쪽 무릎 인대가 파열됐다. 한달 넘게 그라운드에 나서지 못하며 경기력이 저하됐다. 최 감독은 측면의 이승기를 꾸준히 믿고 썼다. 7월 8일 울산(4대0승)을 상대로 시즌 첫골을 기록하더니 조금씩 몸을 끌어올렸다. 6명의 에이스들이 신태용호에 차출된 A매치 휴식기, 그는 전주성에 남아 훈련에 전념했다. 3주간의 훈련은 보약이 됐다. 어머니가 직접 목포 전지훈련지를 찾아 아들의 파이팅을 응원했다. 돌아온 이승기는 역대 최단시간 해트트릭 대기록으로 보답했다. 올시즌 22경기에서 3골을 기록했던 이승기가 이날 강원전 7분만에 3골을 터뜨리며 완벽한 부활을 선언했다.


전반 45분, 에두의 추가골까지 터지며 전북은 4-1로 앞선 채 전반전을 마쳤지만, 후반전 이근호를 앞세운 강원의 추격은 거셌다. 후반 2분 김경중의 크로스에 이은 이근호의 헤딩이 아슬아슬하게 벗어났다. 후반 8분 이근호의 패스를 이어받은 디에고가 왼발로 만회골을 밀어넣었다. 후반 35분 이근호의 필사적인 크로스에 이은 정조국의 헤더가 골망으로 빨려들었다. 신태용호에서 돌아온 이근호는 이날 강원의 3골 모두 관여했다. 포기하지 않는 투혼으로 강원을 이끌었다. 강원의 추격을 뿌리치고 전북이 4대3으로 승리했다.

3주만에 재개된 K리그 클래식, '1강' 전북의 강원전 승리는 값졌다. 승점 3점을 추가하며 승점 57점으로 전날 서울 원정에서 0대0으로 비긴 2위 제주(승점 51)를 승점 6점차로 따돌리며 달아났다.
전주=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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