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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축구는 월드컵 9회 연속 본선 진출에 도전하고 있다.
3년 전 브라질월드컵 최종예선도 순탄치 않았다. 조광래 감독과 매끄럽지 않게 갈라선 축구협회는 최강희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한국은 예선을 2위로 통과하고도 이란에 두 차례 0대1 패배를 당해 우울한 출정식을 치렀다. 이란 카를로스 케이로스 감독은 한국 벤치를 향해 '주먹감자'를 날리는 추태를 보이기까지 했다.
2006년 독일월드컵 최종예선은 본선 진출을 이끈 조 본프레레 감독 경질이 화제였다. 좋지 못했던 경기 내용이 감독 교체로 이어졌다. 당시 우리나라는 사우디아라비와의 홈 원정에서 모두 졌다. 우즈벡과 쿠웨이트를 격파하며 조 2위로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 본프레레 감독에 비난이 쏟아졌고, 최종예선 두달 후 동아시안컵서 일본에 지고 난 후 본프레레 감독이 물러났다. 본선 진출을 이끈 감독이 물러나는 초유의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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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가 첫 월드컵 본선에 나갔던 1954년 스위스월드컵. 당시 아시아예선엔 한국과 일본 두 팀만 참가신청을 했다. 일본 팀의 방한이 허락되지 않았던 때다. 그래서 우리나라가 일본에 가서 두 경기를 치렀다. 1승1무로 일본을 제압하고 본선에 나갔다.
1986년 멕시코월드컵 최종예선에서도 일본에 2연승하며 본선 진출을 확정했다. 1990년 이탈리아월드컵과 1998년 프랑스월드컵 그리고 2010년 남아공월드컵 최종예선은 전부 조 1위로 순탄하게 마쳤다. 이회택 감독이 이끌었던 이탈리아월드컵에선 3승2무, 허정무 감독이 지휘한 남아공월드컵에선 4승4무 무패행진으로 최종예선을 통과했다. 차범근 감독은 프랑스월드컵 최종예선을 6승1무1패 압도적인 성적으로 마쳤다.
1958년 스웨덴월드컵에선 축구협회 직원의 실수로 참가신청 제출 기한을 넘겨 출전하지도 못하고 탈락하는 웃지못할 일도 있었다. 1966년 잉글랜드월드컵에선 북한이 참가한다는 소식에 정부 당국에서 참가 취소를 지시해 포기하는 일도 있었다. 당시 북한 축구의 실력이 너무 뛰어났고, 지는 굴욕을 피하자는 의도였다. 당시 축구협회는 참가 신청 포기로 벌금 5000달러를 물었다. 북한은 본선에서 8강까지 올랐을 정도로 강했다.
전문가들은 한국 축구가 2022년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때도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예상한다. 한국 축구는 이란, 사우디, 카타르, 시리아 등 중동 원정에서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처지다. 우리 A대표팀의 경기력은 상대국 보다 월등히 앞서 있지 않다. 2010년 남아공월드컵 원정 16강 성공 이후 박지성 이영표 등의 은퇴 후 전력이 제자리 걸음하고 있다. 일부에서 하락세라는 평가도 있다. 반면 이란, 카타르 등은 해외파들이 늘고, 자국리그에 금전 투자가 이뤄지면서 전력면으로 강해지고 있다.여기에 일본 호주 그리고 중국까지 우리를 위협하고 있다. 일본과 호주는 지금까지도 한국 축구의 걸림돌이었다. 막대한 자금을 앞세운 중국 축구는 언제 잠재력이 폭발할 지 모른다.
FIFA(국제축구연맹)는 2026년 월드컵부터 본선 참가국을 48개국으로 확대하기로 결정했다. 아시아에 본선 티켓이 8.5장 돌아오면 최종예선 통과 부담은 줄 수 있다.
하지만 2022년 카타르월드컵까지는 아시아 국가들이 4.5장을 놓고 싸워야 한다. 한국은 내년 러시아월드컵 이후를 철저하게 준비하는 장기적인 안목이 필요하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