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한국-이란]상암이 들썩인다, 6만 관중이 뜬다

김가을 기자

기사입력 2017-08-30 20:34


스포츠조선DB

"이곳에 다시는 오고 싶지 않다."

지난해 10월 이란 원정을 마친 기성용(스완지시티)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그가 밟은 어둠의 땅, 이란의 홈구장인 아지디스타디움. 원정팀의 무덤으로 불릴 만큼 악명 높은 장소다. 단순히 고지대(해발 1273m)란 특수 환경 때문만은 아니다. 최대 8만 관중이 뿜어내는 강렬한 응원은 상대팀 선수을 얼어붙게 만드는 마의 공간이다. 신태용 감독이 "코치로 참가했던 지난해 이란 원정에서 8만 이란 관중이 검은색 옷을 입고 응원을 펼친 것은 매우 큰 압박이었다"고 실토했을 정도. 실제 한국은 이란의 홈인 아자디스타디움에서 2무5패, 단 한 번도 승리의 깃발을 꽂지 못했다. 그만큼 홈팀의 열광적 응원 열기는 경기 자체에도 큰 영향을 미치는 변수다.

이번에는 제대로 설욕에 나선다. 한국은 31일 이란을 서울월드컵경기장(규모 6만6704석)으로 불러들인다. 신 감독은 "우리가 붉은 물결로 깜짝 놀라게 해주겠다"고 다짐했다. 대한축구협회가 팔을 걷어붙였다. 협회는 승리를 기원, '6만 관중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압도적인 응원 열기로 태극전사들에게 승리의 기운을 불어 넣는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입장객 전원에 붉은색 티셔츠를 무료 배포하기로 했다.

대한민국 국민이 응답했다. 태극전사들을 응원하기 위해 상암벌 '직관'을 약속했다. 대한축구협회는 '이란전을 이틀 앞둔 29일 집계 결과 입장권 예매 5만4000장을 돌파했다. 이는 6만5000명이 입장했던 2013년 10월 브라질과의 친선경기 이후 가장 빠른 판매 추세'라고 밝혔다. 브라질전 당시에는 경기 이틀 전까지 5만8000장이 판매됐다. 통상적으로 티켓 판매는 첫 2일과 마지막 2일이 전체의 35%를 차지하는 만큼, 이란전 6만 관중은 현실이 될 가능성이 높다.

상암벌 6만 관중. 기분 좋은 추억도 있다. 한국은 이란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네 차례 격돌했다. 이 가운데 두 차례 6만 관중 이상이 모였다. 6만1457명이 들어찼던 2005년 10월 12일 친선전에서는 2대0으로 승리했고, 6만3113명이 응집했던 2006년 맞대결에서는 1대1 무승부를 기록했다.

9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이 걸린 이란전, 운명의 카운트다운이 시작됐다. 상암벌을 가득 붉은 물결 속에 태극전사가 환호할 일만 남았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마감직전토토, 실시간 정보 무료! 스포츠조선 바로가기[스포츠조선 페이스북]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