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日도 결국 경질 선택? 대혼전 B조의 운명은?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7-08-29 19:42


ⓒAFPBBNews = News1

이번에도 한-일 사령탑의 운명은 같은 방향으로 흐를까.

일본은 오는 31일 호주와 2018년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B조 9차전을 치른다. 8경기 현재 승점 17을 기록 중인 일본은 호주전에서 승리하면 남은 사우디 원정 결과와 관계없이 자력으로 본선에 직행한다. 이 경우 1998년 프랑스 대회부터 시작된 월드컵 연속 진출 횟수는 6회로 늘어난다.

바히드 할릴호지치 일본 대표팀 감독의 운명도 이 경기서 결정된다. 일본축구협회(JFA) 기술위원회는 지난 주 회의를 갖고 할릴호지치 감독이 호주전에서 승리하지 못하면 경질한다는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니시노 아키라 기술위원장은 "대표팀을 향한 신뢰에는 변함이 없다"면서도 할릴호지치 감독의 거취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할릴호지치 감독은 2014년 브라질월드컵에서 알제리를 16강에 올려놓았고, 우승팀 독일을 벼랑 끝까지 몰아붙인 경기력으로 주목을 받았다. 조별리그에서는 홍명보호를 4대2로 대파하며 국내 팬들에게도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일본은 승부조작 가담 혐의를 받은 하비에르 아기레 감독 대신 2015년 3월 할릴호지치 감독을 새 감독으로 선임했다.

할릴호지치 감독은 일본 대표팀 지휘봉을 잡고 치른 27차례 A매치에서 17승(7무3패), 승률 62.96%를 기록했다. 그동안 일본 대표팀에서 20차례 이상 A매치를 치른 외국인 지도자 중에서는 이비차 오심 전 감독(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13승5무3패·승률 65%)에 이은 2위다. 하지만 27경기 중 비 아시아권팀과의 맞대결은 튀니지, 불가리아,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단 3회 뿐이었고, 이들 팀이 모두 2진급 스쿼드였다는 점에서 승률은 무의미하다는 반론도 존재한다. 2차예선에서 싱가포르와 무승부, 최종예선 첫 경기서 아랍에미리트(UAE)에 패하는 부진으로 비난의 화살을 맞았다. 취임 2년이 지났음에도 선수단 장악에 실패해 알제리 재임 시절 보여준 카리스마가 무색하다는 평가도 받는다. 지난해 10월에는 호주 원정 공식 기자회견 도중 자리를 박차고 나가면서 외부 소통에도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동안 외국인 지도자 선임 뒤 전권을 부여해온 일본이지만 할릴호지치 감독과는 색깔이 맞지 않는 모습이다. 본선에 올라도 할릴호지치 감독 체제로는 안된다는 위기의식이 결국 경질 카드를 꺼내든 배경으로 분석된다.

공교롭게도 한-일 양국은 최근 10년 간 비슷한 선임 패턴을 보였다. 양국 모두 지난 2007년 핌 베어벡, 오심 감독 체제를 마치고 허정무, 오카다 다케시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겨 2010년 남아공월드컵 16강에 동반 진출했다. 이후 한국이 조광래-최강희-홍명보로 이어지는 국내파로, 일본은 외국인인 알베르토 자케로니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겨 한동안 멀어지는 듯 했으나, 브라질월드컵에서의 실패 후 울리 슈틸리케, 아기레 감독 체제로 새출발하면서 다시 교집합을 이뤘다. 한국이 슈틸리케 감독을 경질한데 이어 할릴호지치 감독까지 위기에 몰리면서 또 다시 같은 흐름이 이어질지 주목된다. 할릴호지치 후임으로는 아기레 감독 시절부터 3년 간 대표팀 수석코치 및 올림픽대표팀 감독을 맡은 데구라모리 마코토가 유력하다.

일본-호주전 만큼 UAE(승점 10·4위)-사우디아라비아(승점 16·골득실 +6·3위) 간의 맞대결도 주목된다. UAE는 2전 전승으로 대역전극을 바라보고 있다. 호주에 1골, 일본에 승점 1이 뒤진 3위 사우디도 양보할 수 없는 승부다. 대혼전인 A조만큼 B조도 진흙탕 싸움이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마감직전토토, 실시간 정보 무료! 스포츠조선 바로가기[스포츠조선 페이스북]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