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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의 아이콘' 신영록이 신태용호에 보내는 응원 "형들, 꼭 이겨야해"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7-08-28 21:20



"형, 꼭 이겨야해."

27일 강원도 강릉의 강남축구센터. 부친 신덕현씨와 이근호의 도움을 받아 힘겹게 발걸음을 떼던 신영록은 잠시 멈춰서더니 환한 미소와 함께 이 말을 건넸다.

벼랑 끝에 선 한국 축구다. 당연할 것처럼 여겨졌던 '월드컵 본선 9회 연속 진출'의 목표는 이제 절박한 모교가 됐다. 28일 황희찬(잘츠부르크)의 합류로 완전체가 된 신태용호에 대한 기대는 그 어느 때보다 크다. 하지만 '아시아 최강' 이란의 벽은 만만치 않다. 카를로스 케이로스 감독의 진두지휘 아래 27일 서울에서 담금질에 돌입한 이란은 '무패'를 부르짖으며 한국전을 대비하고 있다.

한때 신영록에게도 월드컵은 '꿈의 무대'였다. 2005년 수원에서 데뷔한 그의 저돌적인 플레이에 팬들은 세계적 스트라이커 디디에 드로그바(코트디부아르)의 이름에서 딴 '영록바'라는 별명을 붙여줬다. 부르사스포르(터키), 수원 복귀를 거쳐 2011년 제주에 입단하는 과정을 거치며 성장했다. 2011년 5월 8일 대구FC전에서 급성 부정맥 심장마비로 그라운드에 쓰러질 때만 해도 소생 가능성은 2% 남짓이었지만 46일 만에 극적으로 의식을 되찾으며 '기적의 아이콘'으로 자리 잡았다. 6년이 흐른 지금, 신영록은 꾸준히 재활치료를 받으면서 자신이 가장 사랑했던 그라운드로의 복귀를 꿈꾸고 있다. 꿈에 그리던 월드컵 무대, 세계의 벽을 넘기 위한 사투를 펼치고 있는 신태용호의 발걸음은 '뼛속까지 축구인'인 신영록에게도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자신을 3년째 후원 중인 이근호(강원) 뿐만 아니라 이동국(전북 현대) 염기훈(수원 삼성) 등 그라운드에서 함께 호흡했던 선배들이 대거 합류한 A대표팀에 더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팬들의 마음도 하나였다. '제2회 이근호 자선축구대회'에 참가한 유소년 선수와 학부모, 팬, 축구계 관계자 모두 '꼭 이기고 돌아오라'며 '필승'을 주문했다.

이근호는 "주변에서 (대표팀에) 정말 많은 관심을 보여주셨다. 어깨가 무겁고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팀 분위기가 점점 올라서고 있고 선수 개개인이 (이란전을) 잘 준비해 나아가고 있다. 다들 의욕이 충만하다. 세세한 부분까지 짚어가면서 서로 강조하고 있다. 오늘 좋은 기운을 받아가는 만큼 승리로 보답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란전은 승리 외에 다른 부분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 주변의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잘 준비하고 있다"며 "남은 시간이 많지 않지만 동료들과 발을 잘 맞춰 국민들이 기대하시는 결과를 내고 싶다"고 다짐했다.


강릉=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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