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제는 낙동강 혈투다.'
이로 인해 챌린지를 보는 재미가 한층 배가됐다. 33라운드까지 상-하위그룹을 나누는 클래식과 달리 챌린지는 정규 40라운드까지 치르기 때문에 13라운드나 남아 있다. 선두 추격이 얼마든지 가능한 상황이다.
올시즌 부산과 경남은 그들 만의 맞대결을 벌일 때 '낙동강 더비'라는 새로운 흥행상품을 선보였다. 이제는 '낙동강 더비'를 떠나 클래식 직행권이 걸린 우승을 놓고 '혈투' 양상으로 확대될 판이다.
부산은 올시즌 지금까지 전력 운용에서 경남과 다른 특징을 보이고 있다. 등록선수 36명 가운데 20경기 이상 출전한 선수는 차영환(24경기) 임상협 김문환(이상 23경기), 모라이스(21경기) 등 4명에 불과하다. 팀의 최고 간판인 이정협은 대표팀 차출과 부상 등으로 19경기 출전했다. 여기서도 이정협은 풀타임으로 뛴 게 9경기에 불과했다.
전력이 불안정해서가 아니다. 조진호 감독 특유의 용병술때문이다. 조 감독에게 이름값은 통하지 않는다. 철저하게 팀에 도움이 되고, 경기력이 좋은 선수를 우선 선발한다. 일부 자극을 주더라도 팀내 선의의 경쟁을 자연스레 유도하는 구도다.
조 감독은 지난 23일 성남전에서 1대1로 비긴 뒤 후반 17분 교체까지 슈팅 0개를 기록한 이정협에 대해 "좀 더 강한 모습이 필요하다"며 쓴소리를 했다. 이어 27일 아산전에서 이른바 '쌍협(이정협+임상협)'을 교체 멤버로 돌렸다. 부산 공격의 핵심인 '쌍협'을 선발 제외하는 것은 모험으로 보일 법했지만 다른 선수들에게 자극이 됐고 결과는 성공이었다. 이정협에게도 채찍을 날리는 용병술로 인해 부산은 지금 누구를 내보내도 제몫은 하고 나오는 '원팀'으로 거듭났다.
라이벌 경남의 경우 20경기 이상 출전한 선수는 11명으로 나타났다. 경남에 비해 출전 시간이 분담된 부산이 향후 체력적인 면에서 유리할 것이란 관측이 가능한 대목이다.
공격포인트에서도 고른 분포가 뚜렷하다. 부산은 시즌 초반 연속골 행진을 한 이정협 의존도가 높았지만 이후 득점원이 다양해졌다. 지금까지 공격포인트를 기록한 선수는 모두 22명에 달한다. 경남은 18명이었다. 부산이 총 40골로 경남(52골)보다 크게 적은 점을 감안하면 부산의 득점원 분포는 더 넓어진다.
게다가 부산은 실점에서도 10개 구단 가운데 최소(22실점)를 기록하고 있다. 다른 팀과 달리 젊은 골키퍼 3명을 돌려가며 효율적으로 가동하고 수비라인도 모라이스, 차영환 정호정 정도를 제외하고 경쟁을 유도한 덕분이다.
안주하는 '베스트11'보다 긴장감있는 '역할분담'을 선택한 부산이 리그 막판을 어떻게 달아오르게 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