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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축구 A대표팀의 잘 한 경기와 잘 못한 경기의 경계선에 주로 '압박(프레싱)'이 있다. 상대 공격을 전방부터 촘촘하게 압박으로 조였을 때 무실점 가능성이 높았다. 반면 압박의 강도가 느슨해지고 집중력까지 풀어졌을 때 어이없게 실점하고 말았다.
전문가들은 신태용호의 이란전 필승 키워드로 '압박'과 '탈 압박'을 꼽는다. 이미 러시아월드컵 본선 진출에 성공한 이란은 우리에게 매우 까다로운 상대다. 그 이유는 이란이 우리를 상대로 강한 압박을 펼치기 때문이다. A대표팀 사령탑을 지낸 최강희 전북 감독은 "이란이 어려운 상대인 건 강한 전방 압박 때문이다. 체력까지 좋은 이란 선수들이 우리 선수 못지 않게 많이 뛴다. 누가 압박을 더 잘 하고, 또 잘 풀어내느냐가 중요 변수라고 본다"고 말했다.
신태용 감독은 파주NFC에 조기소집된 태극전사들에게 '탈 압박'을 주문했다. 그 방법은 정교한 패스와 움직임이다. 대표팀은 22일 정식 훈련에 앞서 선수들에게 FC바르셀로나(스페인), 아스널(잉글랜드) 등의 패스 플레이를 담은 영상을 보여주었다. 또 신 감독은 선수들에게 "공을 서서받지 말고 움직이면서 패스를 받아라" "패스한 뒤 빠르게 움직여 침투하라"고 말했다. 그는 "며칠 동안 손발을 맞추면 실전에서도 빠른 템포의 패싱 축구를 펼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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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태극전사들은 이란의 강한 압박 수비를 알면서도 좀처럼 깨트리지 못했다. '탈 압박'을 위해 패스와 움직임이 필요하다는 걸 모르지 않는다. 태극전사들이 그라운드에서 '탈 압박'을 구현해내는 게 관건이다.
압박도 마찬가지다. 전문가들은 이란전 승리를 위해 무실점이 필수적이라고 말한다. 실점을 막기 위해 전방부터 강한 압박을 펼치는 게 중요하다. 1선에서 압박이 느슨하면 상대는 쉽게 2선을 넘어 3선까지 전진한다. 신 감독은 1선에 움직임이 많은 전방 압박이 가능한 공격수를 선호한다. 이번 이란전에서 미드필더 진용도 강한 압박을 위해 활동폭이 넓고 체력이 강한 선수를 선발 카드로 뽑을 가능성이 높다.
전문가들은 "압박은 체력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90분 내내 전 선수가 동시에 강한 압박을 하기는 어렵다. 압박 강도와 공수 밸런스를 일정하게 유지해야 이란을 넘을 수 있을 것이다"고 말한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