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집안' 한석종, 인천 5승 중 2승 책임진 '결승골 사나이'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7-08-20 20:51


사진제공=프로축구연맹

20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벌어진 인천-포항의 2017년 K리그 클래식 27라운드.

전반 32분 환상적인 골이 터졌다. 인천 최종환의 프리킥을 쇄도하던 한석종(25)이 오른발 논스톱 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포항의 노동건 골키퍼가 몸을 날려봤지만 손에 맞고 그대로 골대로 빨려 들어갔다. 상대의 허를 찌르는 프리킥과 수비수를 교란하는 움직임이 어우러진 골이었다.

한석종의 시즌 3호골. 순도 높은 득점이었다. 결승골이 두 차례나 포함돼 있다. 한석종은 지난 5월 3일 상주와의 클래식 9라운드(1대0 승)에서도 결승골을 터뜨리며 인천의 시즌 첫 승을 견인했다. 이날 승리까지 인천이 챙긴 5승 중 2승을 한석종이 책임졌다.

2014년 강원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데뷔한 한석종은 데뷔시즌 K리그 21경기를 소화했다. 2015년에도 25경기를 소화한 한석종은 지난 시즌 36경기에 출전, '살림꾼' 역할을 하면서 강원의 클래식 승격에 큰 힘을 보탰다. 특히 성남FC와의 K리그 승강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골을 터뜨리며 승격의 주역이 됐다.

올 시즌 스타들이 영입된 강원보다 출전 기회를 보장받은 인천으로 둥지를 옮긴 한석종은 대행 꼬리표를 뗀 이기형 감독 전술의 열쇠로 활용됐다. 중원에서 경기조율과 킬 패스 그리고 큰 신장(1m86)을 이용한 제공권 장악까지 담당했다. 팀 성적이 좋지 않아 활약이 드러나지 않은 부분이 컸다.

그의 잠재력과 능력은 해외에서 알아봤다. 중동 오일머니의 유혹이 있었다. 올 여름 내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에 나서는 알 와슬이 한석종을 임대 영입해 전력을 강화하려고 했다. 인천은 임대료와 완전이적 시 이적료 등 거액을 제시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인천 수뇌부까지 나서 남아주길 부탁했다. 결국 한석종은 잔류를 택했다.

한석종은 축구집안의 둘째로 자랐다. 아버지는 전남 드래곤즈 12세 이하(U-12) 팀인 광양제철남초에서 유망주를 육성하는 한창호 감독이다. 한석종의 친형 한홍규(27·강릉시청)도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충주 험멜과 안산 무궁화(현 아산)에서 82경기를 뛰었다.

한석종이란 괜찮은 미드필더를 보유한 인천은 부활을 외쳤다. 이날 포항전은 되는 날이었다. 골키퍼 선방에다 후반 13분 최종환의 골까지 더해 2대0으로 완승을 거뒀다. 이달 초 '성적 스트레스'로 정병일 사장이 자진사퇴한 뒤 2연승을 거뒀다. 지난 시즌 막판 거침없는 연승 행진으로 클래식에 극적 잔류한 이 감독은 '이것저것 생각할 겨를이 없다. 매 경기가 결승전이 될 것"이라고 다짐했다.

인천=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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