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용 없는 최악 현실, 대체자와 여우의 대안은?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7-08-06 21:16


신태용 감독과 기성용 스포츠조선DB

일말의 기대는 물거품이 됐다.

한국 축구의 운명이 걸린 2018년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두 경기를 '캡틴' 기성용(28·스완지시티) 없이 치러내야 할 전망이다.

지난 6월 무릎 염증 제거 수술을 받은 뒤 재활 중이던 기성용의 몸 상태는 최근 최고의 관심사였다. 모두가 빠른 회복을 바랐다. 분위기는 긍정적인 듯 보였다. 기성용은 지난달 수술 부위 실밥을 풀고 웨이트트레이닝으로 재활을 시작했다. 가벼운 러닝도 시작했다는 소식이 들렸다. 다만 모든 건 소속팀 주치의의 소견에 달려있었다. 지난달 25일(이하 한국시각) 소속팀 합류를 위해 영국으로 떠나던 자리에서도 기성용은 "지금은 이란전 출전 여부를 단정 짓기 어렵다. 회복에 집중하겠다. 정말 중요한 경기"라고 했다.

11일 뒤 기성용의 그라운드 복귀 시기가 공개됐다. 5일 폴 클레멘트 스완지시티 감독의 입에서 흘러나왔다. 클레멘트 감독은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기성용은 무릎 수술을 받았고 일반적으로 3개월 정도 재활이 요구된다. 그가 6월 중순 수술했기 때문에 9월 중순 뛸 수 있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아쉬움도 함께 전했다. 클레멘트 감독은 "기성용은 지난 시즌 마지막 4~5경기를 통해 팀에서 매우 중요한 선수임을 증명했다. 올 시즌에도 기성용은 스완지시티 선수이기에 큰 역할을 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실 기성용 없는 최악도 생각하고 있긴 했다. 꾸준하게 기성용의 재활 정도를 살피고 있었던 신태용 A대표팀 감독은 지난 2일 "내가 필요하다고 해도 선수가 몸 상태가 안 좋다고 하면 뛰게 할 수 없다"면서도 "기성용이 괜찮다고 하면 가능한 소집하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끝내 희망을 버리지는 못했다.

그러나 쐐기를 박는 클레멘트 감독의 발언은 그야말로 '청천벽력'이나 다름없었다. 언급된 9월 중순은 이미 월드컵 최종예선이 끝날 시점이다. 특히 기성용이 재활을 끝내고 실전감각까지 끌어올리기 위해선 8월 중순에 복귀, 2017~2018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개막전부터 뛰었어야 했다. 그러나 이 시나리오를 많이 앞당기려면 구단의 허락이 필요한데 현실가능성은 높지 않다.


전북 이재성. 사진제공=프로축구연맹

이창민(오른쪽). 사진제공=프로축구연맹
이젠 기성용에 대한 미련을 접어야 한다. 즉시 플랜 B를 가동해야 한다. 오는 14일 남은 최종예선 두 경기에 출전할 명단을 발표하기 전까지 남은 일주일간 기성용의 대체자에 대해 고심해야 한다.

그 동안 기성용은 대표팀에서 공격형 미드필더와 수비형 미드필더를 오가며 공수조율에 힘을 보탰다. 때로는 공격 깊숙이 침투해 골을 넣기도 하고 때로는 중앙수비수 백업 역할도 하는 '박스 투 박스'형 중앙 미드필더였다. 이런 유형의 미드필더로는 이재성(전북) 이창민(제주) 김보경(가시와 레이솔)이 꼽힌다. 이재성은 올 시즌 로페즈와 한교원이 부상과 공익근무 시절 주로 측면에서 플레이를 많이 펼쳤다. 그러나 이들이 돌아오면서 두 달 전부터 본연의 공격형 미드필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최근 3경기에선 2골을 터뜨리며 전북의 K리그 클래식 단독선두 질주에 견인하고 있다. 무엇보다 탄탄한 백업 수비력도 갖추고 있다.


이창민도 K리그에서 '핫'한 중앙 미드필더로 꼽힌다. 이창민의 최대 장점은 기동력이다. 빠른 역습과 중원 압박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는 자원이다. 패스 능력이 일품인 김보경은 전북에서도 공격형 미드필더로 활용되면서 출중한 공격조율력을 보였다.

또 다른 시나리오가 작성될 가능성도 있다. '구자철 시프트'다. 그 동안 슈틸리케호에서 측면 자원으로 중용되던 구자철을 '더블 볼란치(두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 자원으로 구성하고 전문 윙어를 배치하는 방향도 모색할 수 있다. 무엇보다 구자철은 올 시즌 프리시즌부터 독일 아우크스부르크에서도 더블 볼란치로 활용되고 있다는 점을 신 감독이 눈여겨봐야 한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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