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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전이룬 대구의 자신감, 반전필요한 강원 절실함을 이겼다

최만식 기자

기사입력 2017-07-23 21:30





"그동안 대구전 우세는 의미없다."

강원FC 최윤겸 감독은 경기 전 선수단 미팅에서 선수들을 자극했다고 한다.

이전까지 대구전 승리를 지워버리라는 것. 강원은 최근 4차례 대구와의 경기에서 3승1무로 완벽한 우위를 점했다.

23일 강원 평창 알펜시아스타디움에서 벌어진 2017년 KEB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23라운드 강원-대구전서 강원의 우세가 점쳐진 것도 이 때문이었다.

하지만 결과는 대구의 1대0 승리였다. 올시즌 처음으로 2연승을 한 대구(승점 22)는 9위 상주(승점 24)까지 위협하게 됐다.

최 감독의 우려는 기우가 아니었다. 그는 "이전 대구전 승리는 공교롭게도 상대 외국인 선수들이 경고누적 등의 이유로 출전하지 않아서였다"면서 "운이 좋아서 승리한 것일 수 있다. 오늘이 진짜 진검승부다"라고 경계심을 드러냈다. 선수들에게 이같은 사실을 주지시키고 정신 똑바로 차리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최 감독의 우려는 일찌감치 입증됐다. 전반 18분 대구 김선민의 침투패스를 받은 에반드로가 문전 쇄도하며 강원 골키퍼 이범영까지 제친 뒤 가볍게 골망을 흔들었다.

지난 22라운드에서 9경기 만에 승리를 거둔 데 이어 선제골에 성공한 대구는 이후 거침없었다. 강원 특유의 '전진 앞으로' 축구에 라인을 내려 바짝 움츠러들었다가도 에반드로-세징야를 앞세운 위협적인 역습으로 강원을 힘들게 만들었다.


강원은 후반 11분 김승용과 정승용을 동시에 교체 투입하며 반전을 노렸다. 올스타전 브레이크를 앞둔 이날 경기에서 설정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였다. 강원은 상위그룹에 안주하지 않고 이날 승리로 4위까지 올라가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자격을 갖춘 뒤 휴식기를 맞이하기로 다짐했다. 이전 22라운드에서 울산에 0대1 일격을 당하며 무패 행진이 끊긴 터라 반등의 기반을 만든 뒤 휴식기를 맞이하는 것도 절실했다.

마음은 굴뚝같았기에 강원 선수들이 불같은 투혼을 보인 것까지는 좋았다. 그러나 예전과 달리 맞불을 놓으며 저항하는 대구의 자신감을 뚫는 데는 역부족이었고 운도 따라주지 않았다. 전반 21분 문창진의 결정적인 슈팅이 대구 GK 조현우의 선방에 막혔다. 후반 14분에는 이근호가 디에고의 측면 크로스에 발만 갖다대면 되는 찬스를 맞았지만 공 속도가 너무 빨라 무위에 그쳤다.

그런가 하면 34분 김경중의 오른쪽 돌파 크로스에 이어 문전 이근호가 오른발로 그림같은 가위차기슈팅을 날렸지만 크로스바에 맞고 말았다.

후반 37분 대구 오광진의 두 번째 경고 퇴장으로 수적 우위를 점했지만 대구 GK 조현우의 신들린 선방쇼에 다시 울어야 했다. 조현우는 41분과 42분 한국영의 오른발 슈팅과 제르손의 헤딩슛을 기가 막히게 막아냈다.

상반기 커다란 돌풍을 일으켰다가 시즌 두 번째 연패를 받아든 강원. 올시즌 가장 아쉬웠던 한 여름밤이었다.
평창=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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