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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성(36)은 15일(한국시각) 제17회 국제축구연맹(FIFA) 마스터코스를 졸업했다. 졸업식은 스위스 뇌샤텔 대학에서 진행됐다. 2014년 현역 은퇴 후 지난해 9월 FIFA 마스터코스에 입문한 박지성은 '월드컵, 올림픽 등 거대 스포츠 이벤트에서의 보안 패러다임 변화'에 관한 논문을 집필, 발표했다.
숨 가쁜 나날들이었다. FIFA 마스터코스 뿐 아니라 맨유 홍보대사, 자선 경기 등 다양한 활동을 병행했다.
많은 일들을 추진했지만, 큰 물줄기는 하나였다. 행정가였다. 박지성은 현역 은퇴 직후 행정가로 활동하겠다고 못을 박았다.
흔한 케이스가 아니다. 선수 생활을 마친 뒤 행정가의 길을 걷는 많은 선배들과 과정에서 큰 차이가 있다.
행정가로 활동하는 은퇴 선수들은 대체로 지도자 생활을 했다. 대표적인 인물이 김호곤 기술위원장, 차범근 전 2017년 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조직위 부위원장, 조광래 대구 사장 등이다. 풍부한 선수단 경험이 축구 행정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선수, 지도자를 거치며 구축된 풍부한 인적 네트워크도 선수 출신 행정가의 강점으로 통했다.
이런 인식과 반대되는 길을 택했던 최초의 인물은 김주성 대한축구협회 심판운영실장이다. 김 실장은 선수 시절 '야생마'로 불리는 전설적인 공격수였다. 그는 1999년 현역 은퇴 후 지도자 과정을 생략, 곧바로 행정가의 길을 걸었다. 2001년 협회 기술위원과 국제위원을 겸임했다. 그리고 2004년 FIFA 마스터코스를 이수했고, 같은 해 협회 국제부장을 거쳐 국제국장을 역임하는 등 왕성한 활동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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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자를 거치지 않았다는 점에서 박지성은 김 실장과 유사하다. 하지만 둘 사이엔 결정적 차이가 있다. 행정가의 길을 택하고 나서 바로 실무를 봤던 김 실장과는 달리 박지성은 현장에 발을 들이지 않았다. 많은 사람들이 현장을 누비는 행정가 박지성을 기다리지만,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
협회의 한 관계자는 "박지성은 지도자를 거치지 않고 바로 행정가의 길을 선택한 흔치 않은 케이스다. 바로 협회에 몸담고 실무를 했던 김 실장과는 또 다른 유형"이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박지성이 FIFA 마스터코스를 준비할 때 협회에서 추천서를 써준 것으로 안다"면서도 "하지만 향후 박지성이 협회에서 어떤 역할을 해줄지에 대한 부분은 전혀 오간 게 없다"고 했다. 이어 "박지성 개인의 어떤 목표, 배움과 자기만족에 대한 의지가 큰 걸로 안다"고 덧붙였다.
그간 스타 출신 선수들은 은퇴 후에도 한국 축구를 위해 힘써야 한다는 틀에 얽매여있었다. 팬과 주변인들의 바람이다. 스타의 선택권은 제한적이었다. 축구를 통해 느낄 수 있는 개인적 행복은 사치였다. 은퇴 후에도 헌신이라는 의무를 져야 했다. 이런 점에서 박지성의 '마이웨이'는 축구계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우리는 지금 '축구인'이 아닌 '인간' 박지성이 행복을 찾아가는 모습을 보고 있다.
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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