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담한 박주영 "얼마나 빨리 이겨내느냐의 싸움"

김가을 기자

기사입력 2017-07-15 02:21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어려움을 얼마나 빨리 이겨내느냐의 싸움이다."

2005년 2월 28일. K리그가 들썩였다. 고려대 재학 중이던 박주영이 FC서울에 전격 입단했다. 그의 이름 앞에는 '축구천재' '한국 축구의 미래' 등 온갖 화려한 수식어가 따라붙었다.

박주영의 길은 화려했다. 프로 데뷔 시즌 30경기에 출전, 18골-4도움을 기록하며 신인왕을 거머쥐었다. K리그에서의 활약을 발판 삼아 유럽 진출에도 성공했다. AS모나코를 거쳐 아스널 유니폼을 입었다. 태극마크도 빼놓지 않고 달았다.

아픔도 있었다. 스포트라이트 뒤편의 어둠도 경험했다. 아스널 주전 경쟁에서 밀리며 겉돌았다. 병역 연기 논란으로 홍역을 치렀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에서도 주춤하며 비난을 받았다.

시간이 흘렀다. 역경을 견딘 서른 둘, 박주영은 한층 단단해졌다. 어느 자리에서든 맡은바 책임을 다하겠다는 각오다. 선발과 벤치도 큰 의미가 없다. 실제 박주영은 최근 소속팀 서울에서 외국인 공격수 데얀과 경기를 나눠 뛰고 있다. 1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서울과 포항의 경기도 마찬가지였다. 선발 출격한 박주영은 후반 23분 데얀과 교체돼 벤치로 물러났다. 아쉬움은 없었다. 경기 뒤 박주영은 "중요한 것은 승리다. 데얀이 잘해줘서 좋다"며 허허 웃었다.

그는 "우리팀은 올 시즌 내내 큰 경기 잡아놓고 분위기를 이어가지 못했다. 상승세를 이어가려면 연승을 해야 한다"며 "지금 이 상황이 안 좋다면 안 좋을 수 있다. 그러나 안 좋다고 할 필요도 없다. (축구선수로) 오랫동안 뛰면서 느낀 점은 팀이 우승할 수도 있고 어려울 때도 있다는 것이다. 어려움을 얼마나 빨리 이겨내느냐의 싸움"이라고 덧붙였다.

고난 속 굳세진 박주영은 일희일비하지 않는다. 태극마크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그는 "우리나라에는 젊고 좋은 선수가 많다. 신태용 감독님께서 선수들을 잘 조합해 좋은 팀을 만들어주실 것 같다. 나 역시 한국 축구의 팬이다. 월드컵에 가야 한국 축구도 살아난다"고 말했다. 박주영의 눈은 오직 다음 경기를 향한다. 그는 "포항전에서는 좋은 기회를 잡고도 득점하지 못했다. 마무리에 조금 더 신경을 써야 한다"며 각오를 다졌다. 박주영은 16일 제주와의 맞대결에 출격 대기한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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