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친' 서정원 "내 친구 신태용, 아픔도 이겨내는 지도자"

김가을 기자

기사입력 2017-07-05 18:53




"친구에게 힘든 자리를 줬네요."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 데뷔전을 마친 서정원 수원 감독이 허허 웃었다.

4일, 파주NFC(국가대표 트레이닝센터)에서 2017년 제6차 기술위원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는 한국 축구를 이끌 A대표팀 선임 논의가 이뤄졌다. 이번에 기술위원으로 처음 합류한 서 감독 입장에서는 데뷔전부터 중책을 맡은 셈이다.

논의를 마치고 나온 서 감독은 "첫 번째 회의부터 너무 힘들었다. 황선홍 서울 감독과 나란히 앉았는데, 분위기가 너무 어색했다"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치열한 논의가 펼쳐졌다. 장시간 격론 끝에 도달한 종착역은 신태용 감독이었다. 신 감독은 2018년 러시아월드컵 본선까지 한국 축구를 이끈다.

서 감독의 마음은 꼭 편하지만은 않았다. 친구에게 큰 짐을 얹어줬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88학번 동기'인 두 감독은 청소년 대표 시절부터 절친한 친구의 연을 이어가고 있다. 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에서 함께 활약하기도 했다. 지금도 종종 시간을 함께 하는 사이다. 그 때문인지 서 감독은 신 감독이 안쓰럽기만 하다. "태용이가 위기 상황에 힘든 자리에 가게 됐다"고 말했다.

한국 축구는 그야말로 위기다. 러시아월드컵 본선 진출을 노리는 한국은 8경기에서 A조 2위(승점 13)에 랭크됐다. 3위 우즈베키스탄(승점 12)에 근소하게 앞서 있다. 이란(8월31일, 홈), 우즈베키스탄(9월5일, 원정)과의 경기 결과에 운명이 갈린다.

쉽지 않은 상황. 하지만 서 감독은 힘든 시기에도 한국 축구를 위해 기꺼이 지휘봉을 잡은 '내 친구' 신 감독을 믿는다. 서 감독은 "태용이는 친구로서 배울 점이 많다. 좋은 면도 많다. 올림픽팀 감독, 대표팀 코치로 있을 때 역할을 잘했다. 선수들과의 소통 능력도 좋다"고 칭찬했다. 신 감독은 2016년 브라질올림픽 8강, 2017년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16강에 진출한 바 있다.

서 감독은 "무엇보다 내 친구는 어려운 상황도 이겨낼 수 있는 힘이 있다"며 "그동안 아쉬운 부분도 있었다. 하지만 그 좋지 않았던 부분이 오히려 태용이에게는 약이 되고 더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부족한 부분도 채울 것이다. 태용이는 아픔도 이겨낼 수 있는 지도자"라고 말했다.

'절친'의 새로운 도전. 옆에서 바라보는 서 감독은 "내 친구 태용이는 잘할 것이다. 파이팅이라고 꼭 전해주고 싶다"고 긍정의 힘을 불어넣었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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