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태용 신임 A대표팀 감독의 색깔은 확실하다.
연령대가 정해져 있어, 인재풀이 좁았던 올림픽, U-20 대표팀에 비해 A대표팀은 선택의 폭이 넓다. 다양한 선택지를 갖게된 만큼 더 수준 높은 공격축구를 표방할 것으로 보인다. 과거처럼 4-2-3-1 일변도 였던 전술에서 탈피 다양한 전술 등이 시도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위해 울리 슈틸리케 전 감독 밑에서 숨을 죽였던 테크니션들이 '신태용 축구'의 핵으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기존의 기성용(스완지시티) 손흥민(토트넘) 이재성(전북) 이청용(크리스탈 팰리스) 등을 축으로 서울 이적 후 첫 경기부터 존재감을 보인 이명주, 유럽 진출 후 대표팀과 멀어진 권창훈(디종) 등이 새롭게 중용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U-20 월드컵에서 함께 했던 이승우(바르셀로나 후베닐) 백승호(바르셀로나B)의 A대표 발탁에는 여전히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신 감독은 두 선수의 A대표 데뷔에 대해 "시기상조다. 팀에서도 못뛰는데 한두번 잘했다고 A대표팀에 발탁할 수 없다"는 의견을 밝힌 바 있다.
신 감독은 단점을 줄이는 것 보다 장점을 키우는데 능한 지도자다. 손흥민과 기성용의 능력을 극대화하는데 전술의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리우올림픽에서 와일드카드로 함께 한 손흥민은 당시처럼 섀도 스트라이커로 프리롤의 역할을 맡길 가능성이 높고, 기성용은 지난 2014년 우루과이전에서 변형스리백의 축으로 활용한 것처럼 '깜짝 시도'를 할 가능성도 있다. 손흥민과 기성용이 함께 빛날 경우 A대표팀에도 큰 시너지가 날 수 있는만큼 '여우' 신 감독의 해법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다만 과거처럼 극단적인 공격축구나 극단적인 전술변화는 자제할 것으로 보인다. 신 감독은 이번 U-20 월드컵을 마친 후 단기전에서의 운용 전략에 대해 큰 교훈을 얻었다. A대표팀의 패배는 연령별 대표팀보다 파급력이 더 크다. 게다가 한국축구는 러시아행의 기로에 있다. 승점 13점의 한국은 3위 우즈베키스탄(승점 12)에 승점 1점 앞선 2위다. 러시아월드컵은 각조 1, 2위가 본선에 직행하고 3위는 플레이오프를 치른다. 이란과 우즈벡과의 운명의 2연전은 단두대매치다. '패배는 곧 실패'를 의미하는만큼 보다 조심스럽게 접근할 가능성이 높다. '재미'보다는 '승리'에 집중한 치밀한 전략을 짤 것으로 보인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