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홀로 용병 오르샤, 용병 4명의 제주에 한방먹였다

최만식 기자

기사입력 2017-06-21 21:22 | 최종수정 2017-06-21 21:23





울산 현대가 10경기 연속 무패를 질주했다.

울산은 21일 울산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2017년 KEB 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15라운드 제주와의 홈경기서 오르샤의 결승골을 앞세워 1대0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울산은 전북과의 승점 3점차를 유지하며 선두 추격을 이어나갔고, 최근 연속 무패(FA컵·ACL 포함) 행진을 10경기(8승2무)로 늘렸다.

"비겨도 패한 분위기가 될 것 같다"는 조성환 제주 감독. "이럴 때일수록 정신 바짝 차리라고 했다"는 김도훈 울산 감독.

두 감독은 70년생 친구지만 승부의 세계에서는 한치의 양보도 없었다. 지난 2년여간 둘의 맞대결도 3승1무3패로 팽팽했으니 더욱 그랬다.

최근 이래저래 팀 분위기가 어수선한 가운데 연패에 빠진 제주, 10경기 연속 무패를 갈망하는 울산. 이유가 다를 뿐 간절함의 차이는 없었다

제주가 먼저 큰 변화를 시도했다. 최근 센터백 자원 부족으로 포백으로 변한 가운데 멘디, 마르셀로, 마그노 등 외국인 공격수 3명 모두 선발 출격시켰다. 이에 맞서 울산은 김승준 한승규 이영재 정승현 등 23세 이하 젊은 피를 대거 앞장 세웠다.

"공격 지향의 외국인 선수 3명이 한꺼번에 나가면 수비에 문제가 생길 수 있어 한 명씩 따로 불러 전술지도를 했다"는 조 감독은 후반 조커로 진성욱 안현범을 거명하며 필승 의지를 다졌다.


반면 "젊은 선수들의 스피드와 과감성을 믿어보겠다"는 김 감독의 말대로 두 팀은 용병파워와 젊은 패기가 충돌하며 초반부터 불꽃을 튀었다. 일진일퇴가 계속되는 가운데 골대를 3번이나 맞혔다. 전반 14분 울산 김승준의 문전 쇄도 슈팅이 오른쪽 기둥을 맞고 나갔다. 후반에는 제주가 연거푸 응수했다. 23분 울산서 제주로 이적한 멘디의 헤딩슛이, 25분 마르셀로의 오른발 중거리슛이 모두 오른쪽 기둥에 막혔다. 전-후반 진영을 바꾼 점을 감안하면 같은 골대만 계속 때린 셈이었다.

후반 들어 한동안 열세를 보인 울산은 상대의 힘이 빠지기를 의도했다는 듯 30분이 지나면서 '호랑이 발톱'을 드러내더니 36분 카운터 펀치를 날렸다.

해결사 오르샤가 주인공. 오르샤는 문전에서 욕심을 내지 않고 왼쪽 측면으로 파고든 김승준에게 연결한 뒤 리턴 패스를 받아 오른발로 깔끔하게 마무리했다.

수비수 알렉스 포함, 4명의 용병을 모두 출전시킨 제주를 상대로 울산의 나홀로 용병이 제대로 한방 먹인 것이다. 울산은 최근 코바와 페트라토스를 방출했고 수비수 리차드는 부상으로 이날 기용하지 못했다.

"제주와의 첫 경기때 0대3으로 패했는데 이제는 그런 일이 없어야 한다"던 김 감독의 의중이 적중하는 순간이었다.
울산=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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