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는 의심할 여지없는 세계 최고의 리그 중 하나다.
마침내 잉글랜드가 어두운 터널에서 벗어났다. 성인 대표팀이 해내지 못한 일을 20세 이하 선수들이 해냈다. 잉글랜드는 11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베네수엘라와의 2017년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결승전에서 1대0 승리를 거두며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연령을 불문하고 잉글랜드 대표팀이 FIFA 주관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것은 자국에서 열린 1966년 얼드컵 이후 51년만의 일이었다.
사실 잉글랜드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마커스 래시포드(맨유), 톰 데이비스(에버턴) 등 스타선수들이 제외됐다. 예선전이었던 유럽축구연맹(UEFA) U-19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한 프랑스, 남미 챔피언인 우루과이 등이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혔다. 첫 판에서 '공포의 뻥축구'로 아르헨티나를 3대0으로 제압했을때까지만 하더라도 우연한 승리라는 반응이 많았다.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한국을 1대0으로 꺾고 조 1위를 차지한 잉글랜드는 토너먼트 부터 확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16강에서 코스타리카를 2대1, 8강에서 멕시코를 1대0, 4강에서 이탈리아를 3대1로 제압했다. 16명이 지난 시즌 1군에서 경기를 치렀을 정도 풍부한 프로경험을 가진 잉글랜드는 시간이 지날수록 위력을 발휘했다. '에이스' 도미닉 솔란케(리버풀)과 아데몰라 루크먼(에버턴)이 토너먼트 들어서만 각각 3골과 2골을 넣으며 주도했고, 수비도 안정감을 더했다.
패하긴 했지만 베네수엘라의 투혼도 인상적이었다. 혼란스러운 정국으로 절망 속에 살아가던 자국민에게 희망을 주기에 충분했다. 16강부터 4강까지 3경기 연속으로 연장전을 치른 베네수엘라는 얇은 스쿼드로 또 다시 같은 라인업을 내세울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멈추지 않았다. 쉼없이 달렸다. 후반에는 잉글랜드를 여러차례 몰아붙였지만 마지막 한 끗이 아쉬웠다. 전반 23분 롤란도 루체나의 프리킥이 골대를 맞고, 28분 아달베르토 페냐란다가 페널티킥을 놓치는 등 운도 따르지 않았다. 비록 우승에는 실패했지만 베네수엘라의 행복한 도전은 찬사를 받기에 충분했다.
한편, 직전에 열린 3-4위전에서는 이탈리아가 승부차기 끝에 우루과이를 꺾었다. 90분을 0대0으로 마친 이탈리아는 연장전 없이 곧바로 진행된 승부차기에서 알레산드로 폴리차리(AC밀란) 골키퍼의 선방쇼를 앞세워 4-1로 이겼다. 이탈리아는 U-20 월드컵에서 처음으로 3위에 올랐다.
수원=박찬준 김가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