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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틸리케는 더 간절해져야 한다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7-05-30 21:09


◇울리 슈틸리케 A대표팀 감독이 29일 파주NFC에서 진행된 첫 훈련에 앞서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파주=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A매치는 시간 싸움이다.

국제축구연맹(FIFA)의 소집 규정에 좌우된다. '선수의 고용주'인 프로팀 입장에서 A매치는 부상 변수가 넘쳐나는 '달갑잖은 가욋일'일 뿐이다. FIFA규정에 따라 최대한 시간을 늦춰 대표차출을 허락하는 이유다. 대표팀 사령탑은 곳곳에서 모인 선수들을 짧은 시일 내에 뭉쳐 승부에 나서야 한다. 어려운 싸움이지만 그게 숙명이다.

카타르전을 앞둔 슈틸리케호는 '시간싸움'에서 해방됐다. '조기소집 찬스'가 발동됐다. 3월 중국 원정에서 패하며 벼랑 끝에 몰린 위기감이 반영됐다. 유럽에서 시즌을 마친 선수들 뿐만 아니라 K리거까지 23명 중 절반에 가까운 11명이 모였다. K리그의 대승적 협조가 없었다면 울리 슈틸리케 A대표팀 감독은 이번에도 어김없이 '시간 싸움'을 해야 했다.

조기소집 덕분에 '모의고사'도 치를 수 있게 됐다. 29일 파주NFC(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에 소집된 A대표팀은 내달 7일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이라크와 평가전을 치르고 13일 결전지인 도하에서 카타르와 2018년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8차전을 갖는다. A매치 한 경기를 위해 대표팀이 보름 동안 가동되는 것은 최근 보기 드문 사례다. 슈틸리케 감독 입장에선 이번만큼은 '시간'이라는 변명의 여지도 없어진 셈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소집 첫날 "선수들 간 컨디션 편차가 크다. 각자의 차이를 줄여 나가는 것에 초점을 맞출 것이다. 인원이 적으니 팀 전술, 조직 훈련은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J리그 소속 골키퍼 3인방 및 소속팀 일정으로 조기 합류하지 못하는 12명의 선수들과의 컨디션 간격을 최대한 좁히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슈틸리케호에 필요한 것은 '컨디션' 뿐만이 아니다. '원팀(One Team)의 DNA'를 만들어야 한다. 중국전 패배로 인해 흐려진 러시아행이라는 목표를 보다 명확하게 하고 카타르를 깰 전술적 대비 역시 완벽하게 맞춰야 한다. 중국전을 전후해 조직력 뿐만 아니라 팀 운영에 수많은 문제점을 노출했던 슈틸리케호인 만큼 완전체가 되기 전까지 대비는 더 철저해야 한다.

선수들의 의지는 긍정적이다. '캡틴' 기성용은 "이제 단 3경기 남았다. 어떤 경기든 다 중요하지만 이번에는 반드시 이겨야 한다. 마지막 3경기 중 첫 경기다. 선수들이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알고 있다. 준비를 잘했기에 지난번보다 발전된 모습 보이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에이스' 손흥민 역시 "월드컵을 향한 간절함은 따로 설명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 얼마나 간절한지 잘 아실 것 같다. 이번 경기는 월드컵 진출 여부를 가늠할 중요한 경기다. 준비를 잘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모든 선수와 스태프가 한 마음으로 카타르전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준비하고 있다. 카타르는 홈경기에선 패하더라도 마지막까지 상대를 괴롭히는 경향이 있다. 이번에도 쉽지 않을 것 같다. 하지만 우리도 분명하게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실수의 반복은 곧 자멸이다. 슈틸리케 감독의 다짐이 '공수표'에 그쳐선 안된다. 그러기 위해선 자신의 말대로 '분명한' 준비가 필요하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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