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식기 전훈 떠나는 K리그 "그럴 이유가 있지"

최만식 기자

기사입력 2017-05-30 21:09


울산 김도훈 감독이 올해 1월 경남 통영에서 1차 전지훈련을 지휘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A매치 휴식기, 이왕이면 알차게.'

K리그가 A매치 휴식기를 맞았다.

시즌 초반 힘 떨어질 시기에 맞은 천금같은 재충전기회다. 각 구단들은 너나 할 것 없이 휴식기 전력 강화 계획을 수립하느라 여념이 없다.

휴식기는 K리그 클래식 14라운드가 재개되는 다음달 17일까지 3주일 정도. 서울, 인천, 전남, 광주 등 대다수 구단들은 국내 전지훈련 등 별도 계획없이 '평소 하던대로' 훈련에 집중한다.

제주FC의 경우 연고지가 남들이 전지훈련지로 애용하는 제주도라 굳이 이동할 필요가 없다. 반면 대구, 상주, 수원, 울산 등은 길지 않은 기간이라도 국내 전지훈련을 떠나기로 했다.

아무래도 기존 클럽하우스 훈련보다 비용이 더 들 수밖에 없는 전지훈련이다. 하지만 이런 부담을 감수하더라도 전지훈련을 떠나야 할 사연은 제각각이다.

우선 눈길을 끄는 팀이 상주다. 6월 7일부터 13일까지 부산 기장군 기장월드컵파크로 전지훈련을 떠난다. 군인팀 특성상 시즌 중에 외지로 이동하는 것 자체가 특이하다.

바닷가가 인접한 기장군을 택한 이유이기도 하다. 상주는 군 복무를 겸해야 하기 때문에 다른 팀 선수들에 비해 갇혀있다는 느낌이 더 클 수밖에 없다. 그런 그들에게 이른바 '콧구멍 바람'이라도 쐴 기회가 생긴다면 이보다 좋은 기분 전환이 없다. 휴식기 이전 긴 무승으로 분위기가 떨어졌던 상주로서는 더욱 그렇다.

상주 김태완 감독은 "그렇지 않아도 이상 고온으로 모두가 지칠 시기인데 바다가 인접한 지역이니 더위 부담을 덜고 대자연을 접하며 분위기 전환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상주는 또다른 노림수도 있다. 상주는 휴식기 직후 14라운드로 인천 원정경기를 치른다. 익살스러운 현지 적응 훈련이다. 김 감독은 "항구도시 인천의 바닷바람이 만만치 않다. 미리 기장에서 바닷바람 맞으며 훈련하면서 인천전 필승 대책을 세우겠다"고 덧붙였다.


수원 선수단의 팀훈련 모습.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대구는 1일부터 7일까지 제주도에 전훈 캠프를 차린다. 안드레 감독대행 체제로 변화한 이후 상주전 2대0 승리로 한숨 돌린 상태라 떠나는 발길이 가볍다. 단순한 재충전 훈련이 아니라 학구적인 요소도 가미하기로 했다. 조광래 구단 대표가 함께 하는 가운데 워크숍, 토론회 등을 열고 그동안 무엇이 잘 못됐는지 반성하고 향후 개선 방향 등을 공동으로 연구한다. 올해 K리그 클래식으로 승격한 팀이라 경험 부족의 약점을 체계적인 중간 점검으로 보완한다는 계획이다.

수원도 대구와 같은 제주도에서 전지훈련(6월 4~12일)을 갖는다. 떡 본 김에 제사지내는 격이다. 6일 제주와 FA컵 16강전을 치르는 일정을 이용해 제주에 한동안 눌러앉기로 했다. 수원-제주의 FA컵은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일정으로 인해 6일로 연기됐다. 올시즌 강호로 부상한 제주와의 16강전을 충분히 준비하고 상승세를 걷다가 다시 주춤한 팀 분위기를 추스를 수 있다.

울산은 5일부터 10일까지 행선지로 경남 통영을 선택했다. 통영은 남해와 함께 국내 전지훈련의 메카이자 울산 구단의 단골 지역이기도 하다. 아무래도 울산보다 더위도 덜 하다. 더구나 울산 김도훈 감독의 고향이라 드러나지 않는 이득도 많다. 김 감독의 지인과 고향 사람들이 축구팀이 방문했다 하면 '우리가 남이가'라며 보양식, 훈련지 응원 등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올해 초 울산의 1차 전지훈련으로 통영을 방문했을 때도 김 감독이 제철을 맞은 청정해역 굴요리를 제공한 덕분에 원기를 보강했다. 울산은 이번에도 각종 해산물을 통해 체력 보강을 하고 돌아올 계획이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현장정보 끝판왕 '마감직전 토토', 웹 서비스 확대출시 스포츠조선 바로가기[스포츠조선 페이스북]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