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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민이, (이)상헌이가 잘하는거 보니까 기분 좋죠."
박 감독은 '대표 선수 제조기'다. 2015년 칠레에서 열렸던 U-17 대표팀에는 5명의 선수를 보냈다. 당시 현대고 선수들은 16강 진출의 핵심 역할을 했다. 지금 18세 이하 대표팀에서 박 감독이 가르치고 있는 제자가 4명이나 된다. 범위를 넓히면 과거 부경고 시절 가르쳤던 윤빛가람(옌벤)과 최근 A대표팀에 이름을 올린 이창민(제주)까지 있다. 박 감독은 이러한 비결을 인성으로 꼽았다. 박 감독은 "운 좋게 좋은 선수들을 가르쳤다. 그래서 기술적 보다는 인성적인 부분을 강조했다. 능력이 좋다는 것은 개성이 강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런 부분에서 팀 규율에 어긋하면 강하게 다루기도 했다. 그래서인지 대표 지도자들은 우리 선수들이 참 헌신적이고 열심히 한다고 하더라. 그런 소리를 들으면 뿌듯하다"고 했다.
박 감독은 일찌감치 지도자로 나섰다. 2001년 연고지명으로 울산 유니폼을 입은 박기욱은 나름 유망주였다. 프로 1년차에 명문 울산 주전으로 활약했다. 28경기를 뛰면서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이후 부상으로 슬럼프에 빠졌다. 상주, 부천, 제주를 거쳐 2006년 은퇴를 선언했다. 프로데뷔 6년만의 일이었다. 박 감독은 "어차피 선수로서는 더이상 크게 되기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빨리 지도자를 준비하는게 남들보다 앞설 수 있는 길이 될 수 있을 것 같았다"고 했다. 모교인 부경고의 코치로 부임했다. 스승 안성진 감독 밑에서 지도자 수업을 했다. 그는 "전술적으로 많은 것을 배운 시기"라고 했다. 그는 고교 무대에서 가능성을 인정받고 2011년 현대중학교 코치, 현대고 코치, 감독대행을 거쳐 2015년 정식감독으로 부임했다. 이후는 승승장구였다. 현대고가 우승하지 못한 대회를 찾는게 빠를 정도로 압도적인 고교 최강의 지위를 누렸다. 공격축구를 펼치는 현대고는 공포의 대상이다. 올 해도 벌써 봄대회 우승을 차지했고, 주니어리그 전반기 우승을 눈앞에 두고 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