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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20]아르헨전, '승우-승호' 아닌 '승모-승우' 역할이 중요하다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7-05-22 20:33




그래도 아르헨티나는 아르헨티나다.

아르헨티나는 잉글랜드와의 첫 경기에서 0대3으로 패했다. 결과는 완패다. 하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전혀 다르다. 아르헨티나의 공격력은 짜임새가 있었다. 물론 조직적으로는 아직 완벽하지 않다. 하지만 만들어가는 과정은 분명 날카로웠다. 무득점에 그쳤지만 슈팅을 22번이나 날렸다. 루카스 로드리게스-알레산드로 팔라시오스-마르셀로 토레스 2선 공격진은 수시로 위치를 바꿔가며 기회를 만들었다. 오른쪽 윙백 곤살로 몬티엘은 적극적인 오버래핑으로 측면에 힘을 실었다. 무엇보다 개인기가 좋았다. 상대의 강한 압박에도 볼을 뺏기지 않았다. 다만 상대의 높이에 고전했고, 라우타로 마르티네즈가 퇴장당하며 숫적 열세에 놓인 것이 결정적이었다.

아르헨티나는 이제 더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 한국을 무조건 잡아야 한다. 공격적으로 나올 것이 유력하다. 상대의 전략은 이미 공개된 것이나 다름없다. 이를 잘 이용하는 것이 신태용 감독의 과제다. 무리하게 맞불을 놓는 것보다 급한 상대를 얼마나 잘 제어하고 받아치느냐가 포인트다. 잉글랜드 역시 아르헨티나를 잡아낸 결정적 포인트는 '안정감'과 '효율성'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아르헨티나의 키플레이어는 이승우(바르셀로나 후베닐A)-백승호(바르셀로나B), 공격진영의 '승승 듀오'가 아닌 이승모(포항)-김승우(연세대), 수비진영의 '승승 듀오'다.

사실 완벽한 결과에 가려졌지만, 기니전은 내용 면에서는 아쉬움이 있었다. 협력수비의 부재로 초반 어려움을 자초했다. 신태용호는 경기 초반 기니의 왼쪽 날개 쥘스 케이타의 엄청난 개인기에 끌려다녔다. 골은 내주지 않았지만 전반 이승우의 선제골이 나오기 전까지 고전한 이유는 우리의 오른쪽이 집중 공략을 당했기 때문이다. 이는 케이타와 매치업을 펼쳤던 이유현(전남)만의 문제가 아니다. 상대의 기량이 좋으면 그때는 혼자가 아니라 두세명이 함께 막아야 한다. 하지만 기니전에서는 협력수비에서 아쉬움을 보였다. 압박을 지적하는 것이 아니다. 전체적인 전방압박은 효과적으로 이루어졌다. 하지만 케이타 상황에서 보듯 상대의 측면 공격이 이어질때 중앙 미드필더와 측면 공격수가 함께 윙백들을 도와주는 장면들이 잘 보이지 않았다. 기니 선수들이 마무리를 잘했더라면 실점으로 이어질 수 있는 장면도 많았다.

앞서 언급했듯이 아르헨티나 선수들의 개인기술은 차원이 다르다. 돌파까지만 가능했던 기니 선수들과 달리 아르헨티나 선수들은 마무리까지 할 수 있다. 위험지역까지 들어가 더 좋은 위치의 선수들에게 공을 내주거나, 슈팅까지 연결할 수 있다. 볼이 연결되기 전에 끊어야 한다.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설 가능성이 높은 이승모와 김승우의 역할이 중요하다. 특히 기니전에 선발로 나서지 않았던 김승우는 아르헨티나전에서는 중용될 가능성이 높다. 신 감독이 우루과이와의 평가전(2대0 승)에서 실험했던 변형스리백 카드는 아르헨티나의 변화무쌍한 공격을 염두에 두고 마련한 전술이다. 수비형 미드필더와 센터백을 모두 소화할 수 있는 김승우는 이 전술의 핵심이다. 김승우가 나서든, 이승모가 나서든, 혹은 두 선수가 동시에 출격하든 수비형 미드필더들이 협력수비의 축이 돼야 한다. 상대의 예봉을 끊어야 우리 공격도 힘을 받을 수 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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