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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마크. 운동선수라면 누구나 한 번쯤 꿈꾸는 영광스러운 자리다. 실력을 인정 받았다는 증표이자, 국가를 대표한다는 자부심 때문이다. 그러나 태극마크를 다는 것은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하는 것만큼이나 어렵다.
이유가 있었다. 황 감독은 1990년 이탈리아월드컵을 시작으로 무려 네 차례나 월드컵 무대를 밟았다.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는 4강 신화의 주인공이기도 했다. 끝이 아니다. 황 감독은 올림픽, 아시안게임, 아시안컵 등 굵직한 대회를 두루 거친 '레전드 오브 레전드'다. 그러나 황 감독의 마음 한 쪽에는 아쉬움이 남아있다. 단 한 번도 청소년 대표로 뛰어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황 감독은 "나는 청소년 대표를 해본 적이 없다. 실력이 부족했다. 그래서 대표팀에 가는 선수들이 참 부러웠다"며 말끝을 흐렸다.
전남을 이끄는 노상래 감독도 마찬가지다. 그는 프로에서 신인왕과 득점왕을 두루 거머쥐었다. 대학 때부터는 성인 대표로 뛰기도 했다. 그러나 노 감독 역시 청소년 대표 기억이 가물하다.
노 감독은 "16세 대표팀에 들어간 적이 있다. 그런데 첫 경기 때 발가락이 골절돼 그 이후로는 뛰지 못했다. 보여준 것이 없으니 그 이후에 대표팀에 들어가지 못했다. 솔직히 그 때는 원망도 많이 했다. 대표가 된다는 것, 그 자체만으로도 영광스러울 뿐만 아니라 세계무대를 경험한다는 게 많이 부러웠기 때문"이라며 씁쓸하게 웃었다.
그는 "한찬희와 이유현이 U-20 월드컵에 나간다. 일반 청소년 대회도 아니라 무려 월드컵이다. 그것도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큰 대회다. 이제 막 스무 살밖에 되지 않은 어린 선수들이기는 하지만, 두려움 없이 자신의 실력을 펼쳐보였으면 좋겠다. 국가대표는 쉽게 갈 수 있는 곳이 아니다. 선택 받은 선수들인 만큼 후회 없이 부딪혀 보기를 바란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누군가에게는 '꿈'이었던 태극마크. '전설' 조차 부러워 하는 그 곳에 21명의 태극전사들이 서있다. 간절함까지 담아 질주와 도전에 나설 한국축구의 미래는 과연 어떤 기억을 담아낼까.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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