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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패' 포항 깨운 최순호 감독의 한마디는?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7-05-07 19:47



최순호 포항 감독은 복귀 후 선수들에게 별다른 말을 하지 않는다.

전술적으로 변화를 줄때만 입을 뗄 뿐이지 그 외에는 철저하게 선수들에 맡긴다. 최 감독은 "나이가 들면서 보니까 과거처럼 정신력을 무장시킨다고 감독이 선수들에게 잔소리를 하는게 그리 좋은 방법 같지가 않더라. 선수들이 '프로인만큼 스스로 판단하고, 책임지는 역량을 갖고 있다'고 믿어 주는 것이 더 바람직한 지도 방법 같다"고 했다.

자율을 존중하는 스타일. 하지만 예외가 있었다. 6일 포항스틸야드에서 열린 서울과의 2017년 KEB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10라운드. 이날만은 달랐다. 최 감독은 경기 전 선수들을 불러 놓고 모처럼 한마디를 던졌다. "적어도 홈과 원정에서는 차이가 있어야 하지 않겠나. 그게 경기장을 찾은 팬들을 위한 보답이고 우리의 의무다."

별말 아니지만 최 감독의 이 한마디가 선수들을 깨웠다. 포항은 기적 같은 역전 드라마를 썼다. 0-2로 뒤지고 있던 포항은 후반 10분 룰리냐의 골을 시작으로 후반 38분 심동운이 동점골을 넣었다. 그리고 후반 45분 룰리냐의 역전골이 터지며 3대2 대역전승을 거뒀다. 포항은 이날 승리로 FA컵 포함 4연패의 수렁에서 탈출했다.

최 감독은 "선수들이 너무 잘해줬다"며 "사실 이날도 그냥 선수들에게 맡길 생각이었다. 하지만 지난 상주전이 두고 두고 생각나더라. 그래서 선수들의 정신을 한번 일깨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최 감독은 지난달 29일 홈에서 당한 상주전 패배(1대2)가 아직도 쓰리다고 했다. 0-1로 뒤지다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지만 후반 추가시간 실점으로 뼈아픈 패배를 당했다. 최 감독은 "질 수도 있다. 하지만 홈인만큼 어떻게든 버티거나, 어떻게든 뒤집는 모습을 보여줘야 했다. 전북전, 부산전 패배도 아쉬웠지만 그 어느때 보다 아픈 패배였다"고 털어놨다.

또 한번 홈에서 무너지는 모습을 보일 수 없었다. 상대가 강호 서울인만큼 독한 정신무장은 필수였다. 최 감독은 선수들의 정신을 깨웠고, 선수들은 멋진 역전승으로 보답했다. 최 감독은 "선수들이 감독 의도에 잘 따라줄때, 그때가 가장 행복한 순간 아닌가. 초반이기는 하지만 좋은 분위기임은 확실하다"고 웃었다. 이어 "앞으로도 홈에서는 이처럼 포기하지 않고 마지막까지 싸우는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하겠다. 그게 포항의 정신 아닌가"라고 힘주어 말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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