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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하지만 그라운드 밖 군 생활은 아직 어색하기만 하다. 이병에서 일병으로 진급했지만, 낯선 환경은 어쩔 수 없다. 23일 상주시민운동장 인터뷰실에 만난 세 선수는 입을 모아 "아침에 일어나서는 군대 체조, 아침저녁으로는 점호를 한다. 잡초제거도 하는데, 이러한 생활 패턴 자체가 아직은 익숙하지 않다"고 말했다.
군대 온 일병들의 수다
막내의 고충에 형들이 한 마디씩 거들었다. 김호남의 수다 주제는 결혼이었다. 지난해 11월 결혼한 김호남은 품절남이 된 직후 군에 입대했다. 그는 연신 "결혼하자마자 입대했다. 아내에게 미안하다"고 연신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이들의 얘기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했다. '마지막 주자' 김태환의 강렬한 한 마디에 주민규와 김호남도 숙연해졌다. 김태환은 "10개월된 아들이 있다. 정말 많이 보고 싶다"며 "군대 월급으로는 아이 분유값을 대기도 힘들다"고 긴 한숨을 내쉬었다.
축구하는 남자들, 한 단계 성장하는 시간
힘들지만 현실이다. 받아들여야 한다. 김호남은 "2017년 9월에 제대한다고 착각했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실제 전역(2018년 9월)까지는 아직 1년 5개월이나 남았다"며 "남은 기간 동안 잘 적응해서 내게 도움이 되는 시간으로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이들이 꿈꾸는 1년 5개월 뒤 모습에는 공통점이 있다. '성장'이다. 김호남은 "우리 팀에는 실력을 인정받은 선수들이 즐비하다. 훈련도 실전을 방불케 한다"며 "축구 실력은 물론이고 인간 김호남으로서도 한 단계 성장하는 시간이 됐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주민규의 꿈은 조금 더 다부지다. 그는 "그동안 서울 이랜드 소속으로 K리그 챌린지(2부리그)에서 뛰었다. 상주에서는 클래식을 무대로 누빈다. 주변에서는 '군대 가서 승격했다'고 놀린다. 사실이다. 하지만 이번 기회를 통해 많이 배우고 싶다. 확실히 경기 속도나 수비 압박에서 차이가 난다"고 설명했다.
김태환은 "상주에 와서 두 가지 포지션을 경험했다. 초반에는 스리톱에 섰는데, 최근에는 수비로 내려왔다"며 "어느 포지션에서 뛰든 팀에 도움을 주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저마다의 목표와 사연을 안고 군대에서 축구하는 남자들, 세 선수는 29일 포항과의 KEB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8라운드에 출격 대기한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