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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결론은 났다. 6월 13일 열리는 카타르전은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슈틸리케 체제로 진행된다.
이용수 기술위원장이 언급했듯이 지금은 '비상사태'다. 러시아행의 기로에 있다. 현재 순위는 2위, 남은 것은 딱 3경기다. 만약 카타르를 잡지 못한다면 이란(홈·8월31일)-우즈베키스탄(원정·9월5일)전이 남는다. 유일한 홈경기 상대는 '천적'이자 최강 이란이며, 마지막 경기는 월드컵행을 다투는 우즈벡과의 '단두대매치'다. 이 위원장의 말대로 한경기 한경기 결과에 따라 변화무쌍한 시나리오가 펼쳐질 수 있다. '이제부터는 나아지겠지'라는 안일한 낙관론만으로는 월드컵 진출을 장담할 수 없다.
한국축구에서 월드컵은 엄청난 의미를 갖는다. 한국축구사는 곧 월드컵과 맥을 같이 한다. 한국 축구가 처음으로 월드컵 무대를 밟은 것은 1954년 스위스 대회였다. 하지만 이후 월드컵은 먼 나라 얘기였다. 두 번째 기회가 오기까지 무려 32년이라는 세월이 걸렸다. 1986년 멕시코 대회였다. 다시 30년이 훌쩍 흘렀다. 8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은 한국 축구의 소중한 발자취였다. 대한축구협회가 연간 예산이 1000억원을 넘는 대형 조직으로 탈바꿈한 것도 월드컵 무대에 어김없이 진출했던 성과가 절대적인 발판이었다. 월드컵에 참가하지 못하는 순간, 스폰서가 떨어져 나갈 것이고, 그간 추진해온 사업들도 올 스톱될 수 있다. 예상하기 조차 어려운 엄청난 암흑기가 찾아올 수도 있다.
만에 하나 카타르전 패배 후 이 모든 것을 논의 하기에는 진짜 시간이 없다. 주저하다가는 월드컵에 나가지 못하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이 될 수도 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