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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러니다.
기분이 좋은 이적설이다. 모두 유럽무대에서 입지를 다진 강호들이다. 겨울이적시장에서 불거졌던 파리생제르맹 이적설과는 달리 구체적이면서도, 손흥민 역시 상생할 수 있는 팀과의 루머다. 하지만 앞서도 언급했듯이
아이러니다. 냉정히 말해 손흥민은 지금 토트넘의 주전은 아니다. 주력 포메이션인 3-4-2-1에서는 해리 케인, 델레 알리, 크리스티안 에릭센 등이 빠져야 들어갈 수 있다. 최근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이 부쩍 손흥민의 이름을 언급하는 것도 케인의 부상 공백이 크다.
그런 손흥민을 향해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팀내 입지와 별개로 손흥민의 능력만큼은 인정을 받고 있다는 뜻이다. 사실 기록만 놓고 보면 올 시즌 손흥민의 활약은 대단하다. 들쑥날쑥한 출전 속에서도 14골을 넣었다. 최근 밀월전에서는 해트트릭을 기록하기도 했다. 기복이 다소 있기는 하지만 비판을 받던 시절에도 공을 잡았을때만큼은 위력적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9월 아시아 최초로 'EPL 이달의 선수'를 받았었던 시기를 돌아보면 혼자서 팀을 이끌 수 있는 에이스 기질도 갖고 있다. 여기에 조커로 나서도 큰 불만이 없다. 오히려 팀 분위기를 좋게 만드는 능력을 보여줬다.
문제는 이적료다. 토트넘은 유럽무대에서도 협상의 달인으로 평가받는다. 루카 모드리치, 가레스 베일(이상 레알 마드리드) 등이 가치 이상의 이적료로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토트넘이 3000만유로(약 400억원)을 투자한 손흥민을 쉽게 넘길리가 없다. 지난 여름이적시장에서도 손흥민을 강력히 원했던, 손흥민 역시 이적을 원했던 볼프스부르크가 막판 손을 뗀 것도 토트넘의 고자세 때문이었다.
일단 세비야도 역대 최고액을 준비 중이고, 인터밀란은 중국 자본에 인수된 이후 실탄이 풍부하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도 빅클럽이다. 마음만 먹는다면 토트넘의 입맛을 맞춰줄 수 있다는 이야기다. 과연 손흥민은 어떤 선택을 내릴까. 확실한 것은 손흥민이 유럽 무대에서 높은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는 점이다. 이 부분은 분명 기분 좋은 소식이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