챌린지3R는 '더비'천국 #4호선더비#깃발더비#낙동강더비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17-03-16 20:13


제종길 안산 시장과 이필운 안양 시장. 지난해 첫 4호선 더비에서 안산이 2대1로 승리한 후 이 시장이 안산 유니폼을 입고 집무하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사진 제공=프로축구연맹

세상 구경 중에 제일 재미있는 것이 '싸움 구경'이다. 18~19일 펼쳐질 2017년 KEB하나은행 K리그 챌린지 3라운드에는 흥미진진한 '싸움 구경'이 넘쳐난다. '라이벌' 시장님들의 도발로 지난 시즌 촉발된 성남FC와 수원FC의 '깃발 더비', 안산 그리너스FC와 안양FC의 '4호선 더비'에 올시즌엔 부산 아이파크-경남FC의 '낙동강 더비'까지 추가됐다.


안산 VS 안양 '4호선 더비'

"이번엔 2대0 승리, 예언해봅니다."

19일 오후 3시 안양FC와의 시즌 첫 '4호선 더비'를 앞둔 제종길 안산 그리너스 FC 시장이 호기롭게 선제 공격을 날렸다. 올시즌 경찰청을 아산으로 떠나보내고 명실상부한 시민구단으로 거듭났다. 지난 4일 대전FC와의 리그 개막전에서 짜릿한 창단 첫승을 거뒀다. 후반 추가시간 한건용의 기적같은 결승골에 안산 와스타디움은 '와' 달아올랐다. 사기충천한 제 시장은 또다시 내기를 제안했다. 안산과 안양의 '더비 스토리'가 시민들에게 가져다줄 즐거움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안방에선 오직 승리뿐이다. 안양 이필운 시장님이 어떤 내기를 제안하셔도 다 받아들이겠다."

지난해 총 4차례 치러진 '4호선 더비'는 대성공이었다. 첫 맞대결에서 안양은 안산에 1대2로 패했다. '패장' 안양 시장이 하룻동안 '2-1' 스코어가 씌어진 안산 유니폼을 입은 채 집무하는 '굴욕'을 당했지만 그 자체로 K리그의 유쾌한 스토리가 됐다. 두번째는 안양의 승리였다. 안산 시장이 '이웃 라이벌' 안양을 위한 홍보 영상을 '헌정'했다. 시장님들의 축구 열정에 힘입어 지난해 '4호선 더비'는 K리그 챌린지 '흥행카드'로 회자됐다. 시장님들은 홈 팬들을 직접 이끌고 지하철로 원정 응원가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당시 안양구장에는 4794명의 관중이 들어찼다. 양구단의 평균관중수 1000여 명을 훌쩍 뛰어넘었다.

작년의 안산 무궁화와 올해 안산 그리너스는 겉도 속도 상당히 달라졌지만, 지난해 '우승 사령탑' 이흥실 감독이 건재하다. 올시즌 2경기에서 1승1패다. 개막전 첫승 후 부산 원정에서 1대3으로 졌다. 안양은 수원FC, 아산 무궁화를 상대로 2연패했다. 아직 첫승을 신고하지 못한 만큼 '4호선 더비'로 분위기 반전을 노린다.


이재명 성남시장과 염태영 수원시장 스포츠조선
성남FC VS 수원FC '깃발더비'

성남FC와 수원FC가 18일 오후 5시 성남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시즌 첫 맞대결을 갖는다. 성남과 수원FC의 맞대결은 지난해부터 '깃발더비' 또는 '깃발라시코'로 불린다. 이재명 성남 구단주(성남시장)의 도발로 시작됐다. 2016년 3월 21일 수원FC전을 앞두고 SNS에 '피 튀길지도 모릅니다. 성남 첫 원정경기 상대가 수원FC인데 염태영 구단주님 혹시 무섭나요? 수원에서 만나자'고 도발했다. 지는 팀이 연고지 시청에 승리 팀의 구단기를 올리는 데 합의하면서 '깃발 더비'라는 용어가 만들어졌다.


지난해 두 팀의 첫 대결은 1대1 무승부. 7월 24일 맞대결에선 수원이 2대1로 승리하면서 탄천종합운동장에 수원FC 깃발이 올라갔다. 2016시즌 두 팀의 맞대결 성적은 2승1무1패로 수원이 약간 앞섰다.

올해 첫 더비, 양 구단의 무대가 K리그 클래식에서 챌린지로 바뀌었다. 성남은 사령탑도 바뀌었다. 제주 유나이티드 감독 출신인 박경훈 감독이 2년 만에 K리그로 복귀했다. 수원FC는 조덕제 감독이 그대로 지휘봉을 잡고 있다.

'깃발 더비' 탄생의 주역인 양 구단주도 2017시즌엔 아직 조용하다. 이재명 성남 시장은 요즘 정치 행보로 바쁘다. 5월 9일 있을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깃발더비'에 신경을 쓸 여력이 없는 듯 하다. 두 팀은 조용하게 일전을 준비하고 있다. 성남은 올시즌 2경기에서 1무1패다. 부산에 졌고, 대전과 비겼다. 홈에서 첫승이 절실하다. 반면 수원FC는 안양과 부천을 잇달아 제압하며 2연승을 달렸다.


부산 아이파크 VS 경남FC '낙동강 더비.'

올시즌 처음으로 부산 경남 축구 팬들을 열광시킬 '낙동강 더비'도 탄생한다. 부산 아이파크와 경남FC가 야심차게 개발한 '관심 매치'다. '낙동강'은 부산과 경남 지역 공통의 상징이다. '낙동강 더비'의 시작은 19일 오후 3시 구덕운동장에서 펼쳐지는 부산과 경남의 K리그 챌린지 3라운드다.

'시민구단' 더비와는 콘셉트가 다르다. '깃발더비' '4호선 더비'가 자치단체장이 앞장 서는 '관(官)주도형'이었다면 '낙동강 더비'는 민간 주도다. 부산시장, 경남도지사를 내세우기에 앞서 구단 자체적인 협력을 통해 팬 서비스 중심으로 더비를 활성화하기로 했다. 부산 구단 관계자는 "낙동강 더비는 구단 대 구단의 순수 라이벌 구도 프로그램이다. 팬들이 재미있어 하고 참여할 수 있도록 팬 서비스 중심으로 가자는 데 경남 측과 의견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부산은 개막 후 2연승으로 승승장구하고 있지만 역대 경남전에서 고전한 적이 많다. 접전이 예상된다. 더구나 이날은 부산 축구의 레전드 김주성(대한축구협회 심판운영실장)이 은퇴 후 처음으로 방문할 예정이어서 열기를 더할 전망이다. 부산이 구상중인 '더비 패배'시 벌칙은 흥미롭다. 현재 후보군에 오른 것이 특산물 조공 바치기 원정팀 티켓값 쏘기 원정 응원단 버스 대주기 마스코트 알바 제공하기 선수단 단체 낙동강 입수하기 아이스버킷 챌린지 등이다. 부산과 경남 구단은 협의를 통해 이 가운데 한 가지 벌칙을 19일 맞대결부터 적용할 예정이다.
최만식 cms@sportschosun.com 노주환 nogoon@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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