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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적시장은 미래의 방향타다.
광폭 행보는 뜨거운 결실로 이어졌다. 전북은 10년 만의 아시아 정상을 탈환했고, 서울은 4년 만의 K리그 챔피언에 올랐다.
하지만 2017시즌을 앞둔 겨울은 전혀 분위기다. 이적시장의 '역풍'으로 토양이 달라지고 있다. 변화의 중심에는 4년 만에 클래식 무대에 서는 강원이 있다. 강원의 폭풍 영입에 반응이 뜨겁다. '오전 7시 오피셜 타임'이라는 이색적인 신조어까지 낳으며 이적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강원의 발빠른 행보에 그 외 팀들도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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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은 최근들어 매일 오전 7시 '오피셜 영입'을 발표하고 있다. 이근호에서 출발해 오범석 김경중 김승용 박선주 강지용 문창진 이범영 황진성에 이어 21일에는 2016년 K리그 MVP(최우수선수)이자 득점왕인 정조국의 영입을 발표했다. 여전히 갈 길은 남았다. 베트남 출신 1호 K리거인 르엉 쑤언 쯔엉이 아시아 쿼터의 몫으로 강원에 둥지를 튼다. 기존의 외국인 선수인 마테우스, 루이스, 세르징요, 마라냥의 경우 물갈이 될 가능성이 높다.
강원의 발걸음은 '시도민구단의 혁명'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부분의 시도민구단은 재정이 열악하다. 이적시장에선 '이방인'이었다.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진출이 목표인 강원이 그 고정관념을 깨고 있다.
그러나 태풍이 될 지는 좀 더 두고봐야 한는 목소리도 있다. 미풍에 그칠 수 있다는 것이다. 동전의 앙면이다. 영입이 있으면 방출도 존재한다. 강원은 기존 국내 선수들을 대부분 정리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미묘한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는 가운데 시간도 관건이다. 새롭게 둥지를 튼 선수들이 얼마나 빨리 새 팀에 적응할 지는 미지수다.
외국인 선수의 영입도 변수다. 외인은 매 시즌 각 팀의 성적을 결정짓는 절대적인 존재다. 잘 뽑은 외인, 열 국내파 부럽지 않다. 강원이 '외인 농사'까지 잘 지을 경우 우려도 불식시킬 수 있다. 강원의 활약에 따라 내년 시즌 클래식은 색다른 판이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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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K리그는 '절대 2강'을 빼놓고는 얘기할 수 없다. 전북과 서울, 양강 체제가 무너질지도 관심이다.
예년에 비해 화려한 행보는 사라졌다. 전북은 울산과의 3대2 트레이드로 시동을 걸었다. 중앙수비수 이재성과 오른쪽 풀백 이 용을 영입하는 대신 이종호 김창수 최규백을 내줬다. 하지만 올 초처럼 시끌벅적하지 않다. 굵직한 인물을 중심으로 추가 영입할 계획은 있지만 큰 폭의 재편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북보다 더 조용한 서울도 마찬가지다. FA(자유계약)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리는 내년 1월 영입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이지만 측면 보강 이외에 큰 틀의 변화는 없을 것으로 관측된다.
그러나 전북과 서울은 여전히 우승후보로 손색이 없다. 전북은 무릎 전방십자인대 수술을 받은 로페즈의 공백이 걱정이지만 선수층이 워낙 두텁다. 서울도 뼈대를 구축하고 있는 기존 전력들이 건재하다. 동계전지훈련을 통해 조직력을 더 튼튼히 하면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전통의 명가'인 수원 삼성과 울산 현대의 명예회복 여부는 또 다른 관전포인트다. ACL을 누비는 제주 유나이티드는 조용형 김원일 이창근을 영입하며 내년 시즌에도 다크호스로 인정받고 있다.
새해가 곧 밝는다. 끝은 다르지만 시작은 늘 똑같다. 2017년 K리그 클래식의 12개팀은 나란히 원점에서 출발한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