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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지감독 촌극, 더 이상은 없다.
다행히 AFC가 1년 유예기간을 설정, 2018년부터 시행하기로 해 문제가 봉합됐다. 그러나 마냥 안심할 일은 아니다. 더 이상의 논란은 없어야 한다.
9일부터 파주NFC(국가대표 트레이닝센터)에서 P급 지도자 강습회가 진행됐다. 촌극의 당사자였던 조 수석코치와 노 수석코치를 비롯해 이기형 인천 감독, 이흥실 안산 감독, 최윤겸 강원 감독 등 국내 지도자 25명에 외국인 지도자 3명을 포함 총 28명의 참가자가 교육에 참여해 학구열을 불 태우고 있다.
교육이 한창이던 12일 파주NFC 본관 강당. 생각과 의견을 나누는 참가자들의 목소리로 가득차 있었다. "이 땐 삼각 패스보다 2대1로 들어가는 게 효율적이지 않아?", "그러면 안정감이 떨어질 것 같은데…."
강당 벽면은 전술 구상을 담은 과제물로 도배돼 있었다. 1차 강습회 주강사인 리처드 베이트 잉글랜드 축구협회 고문 겸 국제축구협회 강사가 등장하자 모든 참가자들의 이목이 집중됐다. 교육은 이론과 실기로 나누어 진행되고, 오전부터 밤 9시 30분까지 이어진다. 과제도 제출해야 한다.
쉴 틈 없는 일정. 하지만 참가자들의 표정은 밝았다. 이기형 인천 감독은 "코칭의 기본과 전술 뿐 아니라 어떤 방식으로 지시를 내리고, 어떻게 인터뷰를 해야 하는지 등 지금까지 생각하지 못했던 세부적인 요소들까지 배우고 있다"고 했다. 최윤겸 강원 감독은 "지금까지 접하지 못했던 문화와 경험, 지식을 체험하고 있다. 나 뿐만 아니라 모든 참가자들이 많은 도움을 얻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 수석코치와 노 수석코치에게 이번 강습회는 남다른 의미를 갖고 있다. 조 수석코치는 "ACL을 노리는 팀으로서 라이선스 준비가 미흡해 혼란을 빚었다"고 운을 뗀 뒤 "좋은 강사와 좋은 프로그램으로 훌륭한 교육을 받고 있다"고 했다. 이어 "전략, 전술은 기본이고 선수들과 어떻게 소통해야 하는지 그리고 경기에 관한 디테일한 부분들까지 배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노 수석코치는 "본의 아니게 시즌 막판 문제를 일으켰다. 미리 대처하지 못했던 미흡함을 인정한다"며 "새로 알게된 것도 많지만 알고 있던 부분을 더 깊고 디테일하게 배우고 있다"고 했다.
P급 강습회는 총 3회에 걸쳐 진행된다. 19일까지 1차 강습을 한다. 내년 7~8월 영국에서 2차 교육, 12월 최종 강습회까지 이수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참가자들은 2~3회 실기시험과 발표과제를 수행한다.
하지만 교육과정을 이수하는 것만으로 P급 라이선스를 획득할 순 없다. 모든 참가자는 자신의 연구 목표를 담은 50~60장 분량의 영문 논문을 작성해야 한다. 여기까지 통과해야 P급 라이선스를 손에 넣을 수 있다. 갈 길이 멀지만 참가자들의 표정은 밝았다. 새로운 도전이 무르익고 있는 현장. 한국 축구도 실전과 이론의 접목 속에 발전을 향한 한걸음을 뗐다.
파주=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