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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컵 결승]수원 삼성의 FA컵 우승이 낙관적인 이유

최만식 기자

기사입력 2016-11-28 20:02


27일 오후 2시 수원 월드컵경기장에서 '2016 KEB하나은행 FA컵' 결승 1차전 FC서울과 수원 삼성의 경기가 열렸다.
FA컵은 프로와 아마추어를 총 망라해 한국 축구의 왕중왕을 가리는 무대다. 2007년 이후 9년 만에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결승전이 펼쳐졌다. 수원이 서울을 상대로 2대1로 승리 했다. 경기 종료 후 인사를 하고 있는 수원 선수들.
수원=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6.11.27



"늦었지만 짜임새가 맞아간다."

수원 삼성이 FA컵 우승을 조심스럽게 낙관하는 이유다.

수원은 27일 열린 FC서울과의 2016년 KEB하나은행 FA컵 결승 1차전에서 2대1로 승리하며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결승 1차전 승리의 결과만 놓고 보더라도 수원이 유리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1차전에서 나타난 수원의 경기내용이나 흐름을 보면 더 희망적이다.

아직 수비력에서 올 시즌 내내 노출했던 불안한 문제점이 개선된 것은 아니다. 이 문제는 하루 아침에 해결될 일도 아니어서 내년 시즌을 바라보고 FA컵 이후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하지만 수원은 수비력의 우려를 덮을 만큼 내·외적인 측면에서 청신호가 보인다. 우선 간절함이 잔뜩 묻어났다. 수원에게 FA컵은 올 시즌 최후의 보루나 다름없다. K리그 클래식 그룹B로 다소 체면을 구겼던 터라 FA컵 우승으로 만회해야 한다.

이런 위기감이 1차전에서 간절함으로 승화됐다. 경고 한 장 받지 않으면서도 허슬플레이를 마다하지 않으며 서울의 조직력에 강하게 저항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라운드에서 선수들이 보여준 투지 만큼은 올 시즌 최고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시즌 내내 선제골 이후 실점으로 비기거나 패하는 고질병 때문에 속을 태웠던 서정원 수원 감독은 "실점을 할 수도 있다. 실점을 하더라도 우리가 다시 골을 넣는 능력이 중요하다"는 말을 자주 했다.


대기만성형이랄까. 그런 바람이 시즌 후반부에 맞아들어가고 있다. 특히 스리백 카드를 꺼내들면서 수원의 짜임새 축구가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

한때 강등권 언저리에서 불안하게 시작했던 하위 스플릿 라운드에서 3승2무로 그룹B 선두(7위)로 시즌을 끝낸 원동력이기도 하다.

스리백 포메이션으로 전환하면서 2선 라인의 중심이던 산토스의 출전 기회가 줄어든 것도 행복한 고민이다. 산토스까지 베스트11에서 제외되면서 외국인 선수라고는 조나탄 1명으로 운영하고 있다. 그런데도 토종 선수들이 스피드와 조직력으로 산토스 부재의 허전함을 잘 메우고 있다는 사실은 수원에 대단히 긍정적인 요소다.

여기에 수원의 '해결사'그룹이 제역할을 해주고 있다. 양판승부 결승 매치에서는 평소 해결사들이 살아나야 승산이 높다. 수원의 해결사 그룹은 원톱 조나탄을 비롯해 염기훈 권창훈 이상호다.

조나탄은 K리그 막판 7경기 연속 득점(총 9골)으로 물이 오르더니 FA컵 결승 1차전에서도 골감각을 그대로 이어가며 나무랄데 없는 컨디션을 보여주고 있다. 조나탄의 선제골에 기여한 이가 염기훈 이상호다. 특히 염기훈은 결승골까지 터뜨리며 해결사 그룹의 선봉장 역할을 톡톡히 했다. 염기훈의 골에 징검다리가 된 칼날 패스는 권창훈의 작품이다. 서울의 2선 라인과 비교하더라도 수원의 해결사 조합이 월등했다는 평가다.

수원의 올 시즌 공격포인트 91개(53골-38도움·자책골 3개 제외) 가운데 69%(63개)를 조나탄(10골-2도움) 염기훈(4골-15도움) 산토스(12골-3도움) 권창훈(7골-4도움) 이상호(4골-2도움)가 담당했다.

이들의 페이스가 시즌 후반부터 되살아나 FA컵 결승까지 이어지고 있다. 경기력 페이스는 흐름이다. 이 흐름이 2차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게 수원의 현재 상황 분석이다.

정규시즌 동안 수원을 비판할 일이 많았던 열성 수원 팬들의 신뢰지수도 다시 크게 높아졌다. 이래저래 힘이 불끈 솟는 수원 선수들이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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