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틸리케호 찰떡궁합 이정협, 보완할 과제는?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6-11-13 22:26


◇이정협이 11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캐나다와의 평가전에서 돌파 도중 오프사이드 판정을 받자 아쉬워하고 있다. 천안=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슈틸리케호의 마법이었다.

태극마크를 단 이정협(25·울산 현대)의 클래스는 달랐다. 지난 11일 캐나다전에서 원톱으로 출격한 이정협은 상대 수비진 사이에서 종횡무진 했다. 상대 뒷공간을 뚫는 침투플레이와 긴 패스를 2선 공격수에게 이어주는 타깃맨 역할까지 다재다능함을 보여줬다. 전반 10분에는 김보경(27·전북 현대)의 선제골로 이어지는 패스의 시발점이었다. 전반 25분엔 상대 수비가 우왕좌왕 하는 틈을 놓치지 않고 직접 해결사로 나서 오랜만에 A매치 골맛도 봤다. K리그 클래식 30경기서 고작 4골-1도움에 그치며 고개를 숙였던 모습과는 딴판이었다.

이정협을 '플랜A'로 지목했던 울리 슈틸리케 A대표팀 감독의 만면엔 웃음이 가득했다. "기대했던 만큼 굉장히 많이 뛰었고 많은 것을 보여줄 수 있다는 점을 증명했다. 수비 뒷공간으로 빠져 들어가는 움직임이나 제공권, 활동량, 특히 열심히 수비에 가담하는 등 만족스러운 활약을 보여줬고 기대감을 품게 했다." 이정협은 "내가 대표팀 승선한데 대해 여러가지 지적이 있는 것을 잘 안다. 그래서 그 부분을 바꾸고자 더 독기를 품고 이 악물고 뛰었다"고 화답했다.

캐나다전 맹활약으로 이정협의 우즈벡전 선발 가능성도 높아졌다. 공간 파괴와 패싱 플레이를 우즈벡 공략의 핵심으로 지목한 슈틸리케 감독의 구상을 감안하면 이정협의 캐나다전 움직임은 분명 주목할 만하다.

물론 캐나다전의 성과가 우즈벡전까지 그대로 이어질 진 미지수다. 느슨했던 캐나다와 달리 우즈벡은 뛰어난 전방압박과 단단한 수비를 갖추고 있다. 캐나다전에 비해 빠르고 간결한 움직임이 필요한 이유다. 상대 수비 뒷공간 공략이라는 목표에 치중한 나머지 오프사이드 트랩에 자주 걸렸던 것과 상대 수비진이 전진한 뒤 다소 고전한 장면 역시 우즈벡전을 앞둔 이정협이 보완해야 할 부분이다.

이정협을 활용하기 위한 슈틸리케 감독의 전술 최적화도 필요하다. 관건은 양쪽 풀백 운용이다. 캐나다전에서 선을 보인 김창수(31·전북 현대)와 윤석영(26·브뢴비)은 뛰어난 공격 가담능력을 선보였으나 공격 차단 후 수비 복귀가 늦어지면서 미드필더들의 커버 플레이 부담이 가중된 바 있다. 박주호(29·도르트문트)는 안정적인 수비 가담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지만 공격 가담 능력은 떨어졌다. 측면 공격과 수비를 능수능란하게 활용해야 할 우즈벡전의 특성상 이정협의 움직임에 따른 풀백들의 역할을 확실히 나눠야 할 필요가 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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