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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리 슈틸리케 A대표팀 감독이 6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카타르와의 2018년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A조 3차전을 앞두고 그라운드를 바라보고 있다. 수원=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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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틸리케호의 지난 2년은 '탄탄대로'였다.
2014년 10월 공식 출항한 뒤 찬사가 끊이지 않았다. 2015년 호주아시안컵 준우승, 동아시안컵 우승이라는 값진 성과를 얻었다. '9회 연속 본선 진출'의 사명을 안고 발걸음을 뗀 2018년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예선. 첫 관문이었던 2차예선에선 무실점 전승 기록을 썼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팬들에게 '갓(GOD)틸리케'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팬심이 흔들리자 슈틸리케호도 흔들렸다. 6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가진 카타르와의 2018년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3차전. 슈틸리케호는 한때 역전을 허용하는 등 위기에 몰렸으나 3대2 펠레스코어 승리를 거뒀다. 팬들의 초점은 2실점에 맞춰졌다. 앞선 중국전 진땀승, 시리아전 무득점 무승부의 연장선이었다. 특히 후반 중반 퇴장 당한 홍정호(27·장쑤 쑤닝)를 비롯한 일부 수비수들에겐 '중국 리그에서 뛰더니 실력까지 하향평준화가 됐다'는 비아냥까지 터져 나왔다.
중심을 잡아야 할 울리 슈틸리케 감독의 발언은 논란을 부채질 했다. "카타르전에서 선수들이 30여분간 수적 열세에서 최선을 다 해 승리를 거뒀지만 비판과 질책이 있었다. 이런 상황이면 이란에 가지 말아야 할 것 같다." 쏟아지는 비난을 향한 섭섭함을 표현함과 동시에 자칫 흔들릴 수도 있는 선수들을 결집시키겠다는 의도로 풀이됐다.
그러나 표현의 도가 지나쳤다. 꼬박 1년 전 "팬들이 '축구인으로 40년을 살아왔다. 아마 2연패만 당해도 이런 평가(갓틸리케)는 180도 달라질 것이라는 걸 잘 알고 있다"고 찬사를 담담하게 넘겼던 슈틸리케 감독의 모습과는 딴판이었다. 이란전을 앞두고는 "내 자리가 비난받을 때도 있지만, 감수해야 한다"고 한발 물러섰지만 슈틸리케 감독을 향한 호의적인 평가는 이미 흐릿해진 뒤였다.
슈틸리케호는 쉴 틈이 없다. 당장 다음 달로 예정된 캐나다와의 평가전, 우즈베키스탄과의 최종예선 5차전이 기다리고 있다. 선수 선발 뿐 아니라 우즈벡과의 5차전 결과, 최종예선 판도에 따라 또 다른 논란이 불거질 수도 있다. '10월의 상처'가 더 크게 보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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