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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가 9월 농사의 전부라고 생각한다."
공격엔 흔들림이 없었다. '닥공(닥치고 공격)'으로 대변되는 전북 특유의 공격적인 전술은 그대로 구사됐다. 레오나르도에서 시작되는 전북의 측면 공격은 전남 수비진을 흔들었다. 군복무를 마치고 복귀한 정 혁과 신형민은 더블 볼란치(두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로 3선 중심을 잡으면서 공격 작업은 더욱 매끄럽게 흘러갔다. 수비보다 공격에 치중하겠다는 최 감독의 의도가 잘 드러난 부분이었다. 8강 1차전에서 홈 이점을 안고도 고전했던 상하이 상강 수비진에게 충분히 부담감을 줄 만한 화력이었다.
문제는 수비였다. 밀집수비가 되레 독이 됐다. 후반 막판 유고비치, 한찬희에게 내준 2실점 장면에서 전북 수비진은 볼을 소유한 상대 선수 앞에 2~3명이 서면서 빈 공간을 허용했고, 결국 이게 실점으로 연결됐다. 느린 스피드 탓에 뒷공간 노출이 많은 전북 수비진의 특성을 고려하면 적절한 커버플레이가 아쉬울 수밖에 없었다. 8강 1차전에서 발빠른 위하이, 우레이의 뒷공간 공략에 찬스를 허용했던 장면을 떠올릴 만한 대목이었다. 90분 종료 휘슬이 울리자 잔뜩 굳은 얼굴로 그라운드를 응시하는 최 감독의 표정이 이날 결과를 바라보는 전북의 심정을 대변하기에 충분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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