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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크온트렌트(영국)=이건 스포츠조선닷컴 기자]"그런 날은 이상하게 골이 들어가더라고요."
그는 "A매치가 끝난 뒤의 경기였다. 쉽지는 않았다. 모든 선수들이 이기고자 했다. 도와준 팀 동료들에게 감사한다"고 했다. 이날 스토크시티 팬들은 손흥민에게 엄청난 야유를 퍼부었다. 전반 19분 손흥민은 페널티에어리어 안에서 상대 수비수에게 발이 걸려 넘어졌다. 하지만 주심은 반칙을 선언하지 않았다. 이후부터 스토크시티 팬들은 손흥민이 볼을 잡을 때마다 야유했다. 손흥민은 신경쓰지 않았다. "사실 개의치 않았다"고 한 그는 "경기에만 집중했다"고 쿨하게 말했다.
해트트릭에 대한 욕심도 있었다. 마지막 해리 케인의 골을 도운 상황에서 욕심을 부려볼 수도 있었다. 하지만 손흥민은 정확한 패스로 골을 도왔다. 그는 "일단 오랜만에 경기에 나와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것에 포커스를 맞췄다"며 "사실 두 골이나 넣었는데 해트트릭에 대한 욕심이 안 날 수는 없었다. 그래도 일단은 이기는데 집중했다"고 했다.
이날 맹활약으로 손흥민은 그동안의 이적설 및 입지 불안을 잠재웠다. 이에 대해 그는 "이적설이라고 해도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없었다. 구단끼리의 이야기다. 나는 경기를 잘하는 것에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재미있는 일도 있었다. 경기 시작 전 훈련 시간이었다. 손흥민은 7~8차례 슈팅을 때렸다. 모두 다 골대를 외면했다. 하지만 정작 경기에서는 2골을 몰아쳤다. 손흥민은 "이상하게 훈련할 때 전혀 골이 안 들어가면 경기에서는 잘 들어가는 경우가 있다. 오늘이 그랬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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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골을 모두 도운 크리스티안 에릭센에 대해서는 "패스가 너무 좋았다"며 "골을 넣을 때 보면 에릭센이 도움을 주는 경우가 많다. 항상 고맙다"고 동료를 칭찬했다.
후반 터져나온 두번째 골은 인상적이었다. 오른발 감아차기 골이었다. 손흥민의 몸상태가 좋을 때 그런 골이 나오곤 한다. 잉글랜드에서는 거의 처음 나온 골이었다. 손흥민은 "올림픽 때부터 몸상태는 좋았다. 유지시키는 것에 집중했다"면서 "오늘 두 골이 다가 아니다. 앞으로 나갈 길이 많이 남았다"고 다짐했다. 이어 "끝까지 응원해주신 한국 팬들에게 항상 감사드린다"고 겸손한 모습도 보였다.
이제 손흥민은 15일 새벽 AS모나코와의 유럽챔피언스리그(UCL) 조별리그 1차전을 앞두고 있다. 토트넘은 올 시즌 UCL 경기를 웸블리에서 치른다. 손흥민도 웸블리에서 열리는 UCL은 처음이다. 그는 "UCL을 뛰는 것은 선수들의 꿈이다. 이미 UCL을 뛰었지만 웸블리에서 뛰는 것은 처음이다. 그 자체가 영광이다. 기대가 된다"고 한 뒤 "좋은 모습 보여주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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