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뿔난' 황선홍 감독, FC서울은 정신을 차릴까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16-09-04 17:33



이맘때면 감독들의 단골멘트가 있다. "매 경기가 결승전이다."

8월이 가고 9월이 열렸다. K리그도 추수의 시즌이 도래했다. FC서울은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울산 현대와 충돌했다.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4강 1차전을 대비해 24일 열릴 예정인 울산전을 조기에 치렀다.

그러나 그라운드에는 한 숨이 진동했다. 후반 4분 고광민, 후반 6분 아드리아노의 연속골로 2-0으로 앞섰다. 그러나 지키지 못했다. 후반 12분 코바에게 만회골을 허용했지만 후반 37분 울산 하성민이 퇴장당하며 수적 우위였다. 하지만 경기 종료 직전 김승준에게 동점골을 허용해 2대2로 비기며 땅을 쳤다. 사실 김승준의 동점골은 오프사이드였지만 부심의 깃발은 올라가지 않았다. 승점 3점을 도둑맞았지만 오심도 경기의 일부다. 결과를 되돌릴 순 없다. '오심'을 넘으려면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잃지 말았어야 했다.


◇오프사이드 위치에 있는 김승준.
서울은 8월 절정의 흐름이었다. K리그에서 5연승을 질주했다. 산둥 루넝(중국)과의 ACL 8강 1차전에서 3대1로 완승했다. 하지만 지난달 28일 전북과의 8월 마지막 경기에서 1대3으로 완패하며 흔들렸다. 울산전에서 반전을 노렸지만 실패했다. 상처만 남았다.

황선홍 감독은 뿔났다. 좀처럼 화를 표출하지 않지만 울산전 후에는 달랐다. 그는 "상당히 만족스럽지 않다. 감독으로서 팬들에게 미안한 마음이다. 나를 포함해 선수단 전체가 새로운 각오로 정신 차려야 한다"고 밝혔다. 동점골을 내준 상황에 대해서도 "정신력이다. 고쳐야 한다. 고쳐놓겠다"며 울분을 토한 그는 "내가 원하는 축구는 이런 것이 아니다. 더 열정적으로, 과감하게 해야한다. 상당히 불만족스럽다"고 재차 강조했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서울은 한 경기를 더 치른 상황에서 승점 50점(15승5무9패)을 기록, 2위를 유지했다. 선두 전북(승점 62·17승11무)과의 승점 차는 12점이다. 서울은 K리그에서 9경기, 전북은 10경기를 남겨놓고 있다. 추격하기가 버겁다. 전북과는 ACL 4강전에서도 만날 수 있다. 황 감독은 "우승을 논하는 것보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을 못하고 실망스러운 경기 보여준 것 자체가 문제"라고 꼬집었다.

흘러간 것은 어쩔 수 없다. 황 감독의 말대로 이제는 정신을 차려야 한다. 10일 인천과의 원정경기에 이어 14일 산둥 루넝과의 ACL 8강 2차전이 기다리고 있다. 자칫 무거운 분위기가 이어진다면 공든탑이 모두 무너질 수 있다.

결국 해답은 내부에서 찾아야 한다. 황 감독도 전술적으로 좀 더 세밀하게 준비해야 한다. 감독에 따라 선수 평가는 다를 수밖에 없다. 그러나 서울의 최근 추세를 보면 단조로운 선수 기용으로 역동성이 떨어질 때가 있다. 시스템도 시스템이지만 변화가 필요한 부분에는 과감하게 칼도 대야 한다.

선수들도 달라져야 한다. 프로는 결과로 얘기하고 책임도 져야 한다. 축구는 89분 잘하다가 단 1분의 실수로 희비가 엇갈릴 수 있다. 시즌 막바지일수록 긴장의 끈은 더 팽팽해야 한다. 서울의 시즌은 아직 끝난 것이 아니다. 정신 재무장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스포츠조선 바로가기페이스북트위터]

- Copyrightsⓒ 스포츠조선,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