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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유나이티드 김도훈 감독(47)이 중도 하차했다.
인천 구단 박영복 대표는 이날 오후 김 감독과의 면담을 갖고 경질 사실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감독과의 결별에는 지난 주말 수원FC와의 경기에서 패하며 최하위로 내려간 것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은 수원FC전을 포함, 최근 7경기 연속 무승(2무5패)의 부진에 빠졌다.
인천 구단은 지난 29일 구단 사무국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강등권 탈출을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 이 회의에서는 선수들에게 어떻게 동기부여를 할지에 대한 방안이 주로 논의됐을 뿐 감독 경질 카드는 거론되지 않았다.
하지만 인천시 조동암 정무경제부시장을 중심으로 한 비상대책위원회를 가동키로 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대책위가 뭔가 보여줄 행동으로 분위기 쇄신을 위한 강경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에 힘이 실렸다.
구단은 김 감독 사퇴와 관련해 "시즌 도중 사령탑 대행 체제로 변화를 주는 강수를 통해 잔류를 위한 희망의 끈을 이어간다는 각오"라고 밝혔다.
최근 성적 부진으로 인해 인천 팬들의 여론이 악화된 것에 대해서도 구단은 부담을 느낀 것으로 알려졌다. 김 감독은 10경기가 남아 있는 만큼 끝까지 책임지는 자세를 보이려고 했지만 구단측은 더이상 기다려주지 않았다.
갑작스러운 소식에 대해 축구팬들은 "감독에게만 책임을 물을 일이냐"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구단의 열악한 지원이 성적 부진의 더 큰 요인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실제 인천은 올여름 여름 이적시장에서 9명의 선수를 정리하는 대신 단 한 명도 보강하지 못했다. 2015년 시즌이 끝나고는 골키퍼 유 현, 김원식 김인성 등 핵심 자원들이 줄줄이 다른 팀으로 옮겨 전력이 크게 약화됐다. 올 시즌 인천의 부진 원인에는 구조적인 문제가 더 컸다.
이 때문에 인천이 감독을 바꾸는 초강수로 반등에 성공할지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김 감독은 지난해 인천 사령탑으로 부임해 선수 임금 체불 등의 열악한 환경을 딛고 FA컵 준우승과 상위 스플릿에 근접한 기대 이상 성적을 올리며 돌풍을 이끌었다. '늑대축구'라는 새로운 유행어를 탄생시키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 더 약화된 선수층의 한계를 넘지 못하고 성적 부진으로 지휘봉을 내려놓게 됐다.
한편 인천 구단은 김석현 전 부단장을 현재 공석인 단장 대행으로 임명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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