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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영국)=이건 스포츠조선닷컴 기자]결국 소신도 내려놓았다. 돈도 돈대로 썼다. 시대를 읽지 못하고 스타일만 구겼다. 아르센 벵거 아스널 감독 이야기다.
페레스와 무스타피가 오게 된다면 아스널로서는 급한 불을 끌 수 있게 된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벵거 감독은 만신창이가 됐다.
벵거 감독은 여름 이적시장에서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시즌 시작 전 눈에 띄는 영입은 묀헨글라드바흐에서 뛰고 있는 그라니트 사카 뿐이었다. 3000만파운드에 영입했다. 이후에는 큰 영입은 없었다.
다음에는 공격에서 고장이 났다. 20일 레스터시티와의 EPL 2라운드 원정경기에서 0대0으로 비겼다. 단 1골도 넣지 못했다. 지난 시즌 부진했던 올리비에 지루는 경기에 나서지도 못했다. 대체할만한 최전방 공격 자원도 없었다.
상황이 좋지 않았지만 벵거 감독은 '독야청청' 모드였다. 그는 레스터시티와의 경기가 끝난 뒤 인터뷰에서 "우리 구단에는 600여명의 직원이 있다. 매달 월급을 줘야 한다. 그게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또 "구단의 돈을 내 돈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그래야 실수하지 않는다"며 "돈을 쓸 준비는 돼 있다. 다만 선수의 퀄러티가 문제다. 돈을 쓰는 것과 좋은 선수를 영입하는 것은 명백하게 다른 일"이라고 했다. 맨유, 맨시티, 첼시 등 경쟁 구단들이 거액을 들여 선수를 영입하는 동안 자기 혼자 '원론'을 이야기하며 고고한 척을 했다.
그 결과는 '예상 외 지출'이었다. 벵거 감독은 선수들을 대거 놓쳤다. 공격 보강을 위해 제이미 바디(레스터시티) 곤살로 이과인(유벤투스) 영입에 나섰지만 실패했다. 결국 페레스를 영입하게 됐다. 이적료는 1710만 파운드, 페레스의 바이아웃 금액이다. 결국 시장 가치보다 더 많이 주게 됐다.
수비쪽은 더 심각하다. 무스타피 영입을 위해 아스널이 19일 발렌시아에 처음 내건 금액은 2500만 파운드였다. 발렌시아는 단칼에 거절했다. 발렌시아는 아스널이 1억5900만파운드의 현금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바이아웃인 4300만 파운드를 내라고 압박했다. 결국 아스널은 26일 1000만 파운드가 오른 3500만 파운드를 제시했다. 그제서야 발렌시아도 협상 테이블에 앉았다.
결국 벵거 감독은 소신도 내려놓고 동시에 구단에게 추가 지출을 하게 하는 손해를 끼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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