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C서울이 중국 산둥과의 첫 판에서 함박웃음을 지었다. 막강 화력 '아데박'의 발끝이 빛났다.
당초 쉽지 않은 승부가 예상됐다. 서울은 조별리그에서 산둥을 상대로 1승1무를 기록하며 우위를 점했다. 그러나 변수가 있었다. 두 팀 모두 불과 몇 달 사이에 많은 변화가 있었다.
서울은 황선홍 감독(48)이 새로 지휘봉을 잡았다.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곽태휘(35)와 이규로(28)가 합류했다. 산둥도 사령탑이 바뀌었다. 펠릭스 마가트 감독(독일)이 부임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출신 그라지아노 펠레 등을 영입해 공격력을 강화했다.
황 감독은 4-4-2 시스템을 꺼내 들었다. 데얀과 박주영이 공격 선봉에 섰다. 중앙에는 윤일록 이석현 조찬호 다카하기가 위치했다. 후방은 곽태휘 고광민 이규로 오스마르가 책임졌고, 골문은 유상훈이 지켰다. 산둥 역시 펠레와 몬티요 등 외국인 선수를 대거 투입하며 맞불을 놨다.
경기 시작을 알리는 휘슬이 울렸다. 두 팀은 슈팅을 주고받으며 날카롭게 맞섰다. 서울이 집중력을 먼저 발휘했다. 투톱으로 나선 박주영과 데얀의 호흡이 반짝였다. 서울은 전반 18분 데얀의 선제골로 기선을 제압했다. 데얀은 상대 진영 오른쪽에서 박주영이 왼발로 올려준 크로스를 깜짝 헤딩슛으로 연결해 골망을 갈랐다. 기세를 올린 서울은 전반 30분 박주영의 추가골로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박주영은 오프사이드 트랩을 살짝 무너뜨리는 절묘한 움직임으로 수비수를 따돌리고,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마무리했다.
상대는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산둥은 전반 32분 프리킥 상황에서 몬티요의 정확한 킥으로 만회골을 터뜨렸다. 두 팀은 전반을 2-1로 마무리했다.
후반 시작과 동시에 산둥의 공격이 거세졌다. 산둥은 빈빈의 강력한 오른발슛으로 골을 노렸다. 그러나 서울은 골키퍼 유상훈의 연이은 선방을 앞세워 추격골을 허용하지 않았다. 위기를 넘긴 서울은 조찬호 대신 아드리아노를 투입해 공격을 강화했다. 아드리아노는 그라운드 구석구석을 밟으며 호시탐탐 기회를 엿봤다. 결정적 기회는 후반 23분에 찾아왔다. 아드리아노는 데얀의 절묘한 힐 패스로 잡은 골키퍼와의 1대1 찬스에서 정교한 슛으로 쐐기골을 꽂아 넣었다. ACL 통산 12번째 골.
마음 급한 산둥은 매섭게 몰아붙였다. 그러나 오히려 후반 35분 과격한 몸싸움 과정에서 징다오가 경고 누적으로 퇴장을 당하며 수적 열세에 놓였다. 사실상 승기를 잡은 서울은 박주영을 빼고 윤주태를 투입하며 체력 안배와 경기 감각을 조율했다. 침착하게 경기를 마무리한 서울은 상암벌을 가득 채운 팬들과 함께 승리의 짜릿함을 만끽했다.
상암=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 Copyrightsⓒ 스포츠조선,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