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의 발품스토리]웨스트햄 '집들이' 현장, 역사를 입히다

이건 기자

기사입력 2016-08-22 07:55


ⓒAFPBBNews = News1

[런던스타디움(영국 런던)=이건 스포츠조선닷컴 기자]웨스트햄이 집들이를 했다. 웨스트햄은 21일(현지시각) 런던 스타디움에서 본머스와 2016~2017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2라운드 홈경기를 치렀다. 1대0으로 승리했다.

웨스트햄은 1895년 창단했다. 메모리얼 그라운드와 볼린 그라운드를 사용했다. 메모리얼 그라운드에서는 창단부터 1904년까지 10년 정도 경기를 펼쳤다. 이후 볼린 그라운드로 터전을 옮겼다. 2016년 5월까지 112년간 볼린 그라운드를 사용했다. 2016~2017시즌, 웨스트햄은 새 집에 입주했다. 2012년 런던올림픽 주경기장이었던 런던스타디움이다. 본머스전에 앞서 두 차례 경기는 열렸다. 4일 NK 돔잘레와의 유로파리그 3차예선, 7일 유벤투스와의 프리시즌 경기였다. 돔잘레전이 공식 개장경기이긴 했다. 하지만 비중이 떨어졌다. 역시 EPL 첫 홈경기라는 의미가 컸다. 집들이 현장을 다녀왔다.


경기장 외벽을 수놓은 보비 무어의 그림.
런던 스타디움은 런던 동부 스트라포드에 있다. 최적의 입지 조건이다. 우선 4개의 전철에 1개의 국철 노선이 교차한다. 런던 어디서 오더라도 손쉽게 접근할 수 있다. 바로 큰 쇼핑몰과 연결된다. 런던 올림픽을 앞두고 새로 지어올린 쇼핑몰이다. 각종 식당과 카페, 상점들이 즐비하다. 웨스트햄의 팬들은 이곳에서 식사를 해결한 뒤 경기장으로 향했다. 쇼핑몰은 때 아닌 특수를 누렸다. 웨스트햄 팬들을 위한 특별 할인 행사를 하는 상점도 있었다.

팬들은 만족했다. 무엇보다도 티켓이 늘었다. 볼린 그라운드는 3만5000석이다. 런던 스타디움은 6만6000석이다. 일단은 5만7000석으로 운영한다. 이후 조금씩 수용 인원을 늘릴 계획이다. 다음 시즌에는 6만6000석을 다 개방할 계획이다.

경기장 외부는 웨스트햄의 역사책이었다. 외벽이란 외벽은 모두 구단의 역사로 도배했다. 보비 무어, 제프 허스트, 파올로 디 카니오 등의 그림이 있었다. 팬들은 이들 전설들의 그림 앞에서 사진을 찍어댔다.


팬들이 자신의 이름이 적힌 보도블럭을 찍고 있다. 런던스타디움(영국 런던)=이건 스포츠조선닷컴 기자
이뿐 만이 아니었다. B 게이트 앞에서는 사람들이 우두커니 서 있었다. 다들 땅을 쳐다보고 있었다. 웨스트햄이 마련한 '챔피언스 플레이스'였다. 팬들의 이름을 새긴 보도블럭으로 길을 깔았다. 가장 작은 보도블럭이 60파운드 가장 큰 것은 500파운드에 달했다. 하지만 팬들은 자신의 이름을 경기장 앞에 새겼다. 그리고 다들 자기 이름을 찾아 쓰다듬고 사진도 찍었다. 자신의 이름이 구장과 함께 한다는 점에 모두들 행복해했다.

물론 모두가 만족한 것은 아니었다. 쇼핑몰이 수용할 수 있는 인원의 한계가 있었다. 너무 많은 인원이 몰렸다. 쇼핑몰 곳곳에 팬들이 앉아서 쉴 자리가 부족했다. 그냥 맨바닥에 앉아 밥을 먹는 사람들도 많이 있었다.

메뉴의 부족을 지적하는 소리도 있었다. 볼린 그라운드 시절, 경기장 주변에는 수많은 노점상이나 푸드 트럭들이 서 있었다. 팬들은 이곳에서 햄버거나 케밥 등을 먹었다. 펍도 많았다. 하지만 런던 스타디움 주변은 노점상이나 푸드 트럭이 많지 않았다. 몇몇 푸드트럭이 들어오기는 했지만 아쉬움이 컸다.


앉아서 관전해달라는 메시지 앞에서도 웨스트햄 팬들은 서서 관전하고 있다.

펍도 문제였다. 런던 스타디움 근처에 펍은 없다. 쇼핑몰에 가야 작은 펍이 하나 있다. 영국의 축구팬들에게 펍은 필수다. 때문에 웨스트햄은 경기가 끝난 뒤 경기장 한 켠에 여는 펍을 만들었다.경기가 끝난 뒤 많은 팬들이 이곳에 남아 승리의 맥주를 즐겼다.

그리고 가장 큰 문제는 역시 일부 팬들이었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웨스트햄은 팬들에게 한가지 요청을 했다. 바로 '자리에 앉아서 경기를 봐달라'는 것이었다. 서서 경기를 볼 경우 시즌 티켓 사용을 제한하겠다는 엄포도 놓았다. 경기 중 계속 전광판과 안전요원들을 통해 '앉아서 관전해달라'고 했다. 하지만 팬들은 상관하지 않았다. 90분 내내 서서 응원하는 팬들이 많았다. 즐거운 집들이에 남은 하나의 오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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