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6년 K리그 상반기 크게 주목받은 선수는 정조국(32·광주)이다.
올 시즌을 앞두고 광주로 이적한 뒤 '새삶'을 위해 단단히 마음먹은 듯 골로 말하고 있다.
K리그 클래식 19라운드가 끝난 현재 정조국은 총 18경기에 출전해 12골을 터뜨렸다. 자신의 역대 한 시즌 최다골 기록(2010년 13골)을 뛰어넘는 것은 시간문제다.
이제 그가 바라보는 곳은 생애 첫 득점왕이다. 2016년 시즌 개막을 앞둔 미디어데이에서 "20골을 넣어 득점왕에 오르겠다"는 포부를 밝혔을 때만 해도 반신반의했던 주변의 시선을 보란듯이 잠재우고 있다.
한때 득점 경쟁에서 잠깐 밀리는 듯 했던 정조국은 지난 9일 인천전에서 2골을 몰아치며 불꽃을 재점화, 축구팬들을 즐겁게 했다. 양동현 심동운(이상 포항)이 8골로 토종 세력에 힘을 보태고 있지만 윗선 3총사의 위력이 거세 뒤집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도움 부문에서는 뭐니뭐니 해도 염기훈(33·수원)이다. 2년 연속 도움왕 자리를 노리기에 충분한 페이스다. 지난해 도움 17개를 기록했던 그는 올 시즌 7개로 2위에 올라있다. 1위 마르셀로(제주·8개)와 불과 1개 차이다.
수원이 올 시즌 중하위권 부진을 겪고 있고, 공격력도 예년 대비 크게 하락한 점을 감안하면 염기훈의 기록은 더욱 값지다. 수원이 하반기 도약을 위해 조나탄에 이어 유럽 공격수를 추가 보강하면 염기훈의 활약상이 더욱 두드러질 가능성이 높다. 염기훈은 박기동(상주), 케빈(인천), 코바(울산·이상 6개)의 추격도 받고 있어 자극제가 된다.
생애 한 번밖에 주어지지 않는 영플레이어상(데뷔 3년 이내, 만 23세 이하) 경쟁 구도는 한층 치열하다. 현재 유력한 후보는 성남 김동준(22·GK), 울산 김승준(22), 인천 송시우(23), 전북 최규백(22), 광주 윤보상(23·GK), 수원 김건희(21), 서울 박용우(23) 등이다.
이 가운데 김동준이 유리한 상황이다. 올 시즌 19경기에서 25실점을 기록 중인 그에게는 올림픽대표팀 간판 수문장이란 어드밴티지도 있다. 무실점 경기가 5번으로 K리그 클래식에서 울산 베테랑 김용대(7번) 다음으로 많다. K리그 사상 첫 골키퍼 영플레이어상을 거머쥐기에 부족함이 없다.
김승준은 올림픽대표팀에서 탈락한 설움을 K리그에서 풀어내겠다는 각오가 만만치 않다. 16경기에서 3골-1도움을 기록했다. 김승준처럼 주전 멤버는 아니지만 송시우도 14경기 4골-1도움으로 출전 시간 대비 기록면에서 김승준을 위협한다. 김건희는 13경기 주전급으로 뛰었지만 득점없이 3도움에 그친 데다 수원의 외국인 공격수 보강으로 출전 기회가 줄어들 우려가 있다.
최규백과 박용우는 각자 포지션상 공격포인트 기록을 올릴 수 없지만 팀 성적에 따라 숨은 공신으로 평가받기에 유리하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 Copyrightsⓒ 스포츠조선,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