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포르투갈]호날두의 눈물, 에데르가 닦았다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6-07-11 06:53 | 최종수정 2016-07-11 0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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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PBBNews = News1


아무도 기대하지 않았던 순간, 에데르의 발끝이 번쩍였다. 호날두도 함께 눈물을 흘리며 기뻐했다.

포르투갈이 11일(한국시각) 프랑스 생드니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열린 프랑스와의 유로2016 결승전에서 연장 접전 끝에 1대0으로 이겼다. 포르투갈은 사상 처음으로 유럽선수권대회 우승을 거머쥐었다.

주인공은 호날두도 아닌, 나니도 아닌 에데르였다. 포르투갈은 이번 대회 내내 전문 공격수 없이 경기에 나섰다. 호날두, 나니의 스피드에 공격을 맡겼다. 당연한 선택이었다. 포르투갈은 믿고 맡길만한 전문 원톱이 없었다. 결국 두 윙어를 자유롭게 두는 전술을 택할 수 밖에 없었다.

아이러니하게도 포르투갈에 우승을 안긴 것은 전문 공격수였다. 호날두는 이날 부상으로 전반 25분 교체아웃됐다. 공격의 절반 이상을 책임지는 호날두의 부상으로 포르투갈은 최대 위기를 맞았다. 결국 산토스 감독은 나니를 제로톱으로 한 전술로 변경했다. 수비를 강화하기 위한 선택이었다. 하지만 비기기 작전으로 우승까지 갈 수는 없었다. 마지막 카드를 꺼냈다.

후반 33분 산체스를 빼고 에데르를 투입했다. 의도는 적중했다. 에데르는 프랑스 수비에게 밀리지 않았다. 공을 잘 지키며 역습에 나설 시간을 벌어줬다. 공중볼 상황에서도 우위를 점했고, 공격시에는 박스까지 파고들며 프랑스 수비를 괴롭혔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했는데 결승골까지 넣었다. 연장 후반 4분 상대 수비와의 경합에서 승리한 뒤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프랑스 골망을 흔들었다. 포르투갈 선수들은 다 함께 기뻐했고, 호날두는 또 다시 눈물을 흘렸다.

포르투갈은 언제나 원톱이 고민이었다. 제대로 된 원톱만 있었다면 메이저대회 우승이 일찌감치 가능했을 것이라는 평이 많았다. 다르게 해석하면 포르투갈 원톱 입장에서는 언제나 자존심이 상할 수 밖에 없었다. 에데르가 이를 넘었다. 호날두의 눈물을 닦아주면서 말이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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