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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영국)=이건 스포츠조선닷컴 기자]전화위복이었다. 처음에 그는 눈물을 흘렸다. 이를 지켜보던 전세계의 축구팬들도 함께 눈물을 흘렸다. 상대팀의 팬들은 물론이고, 상대팀 감독도 미안한 마음을 전할 정도였다.
하지만 대표팀에서는 우승운이 없었다. 포르투갈은 큰 팀이 아니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독일이나 스페인, 아르헨티나에 비해 한 수 아래다. 호날두가 있던 포르투갈은 월드컵에서 3위, 유로에서 준우승을 한 것이 최고 성적이었다.
이번에는 다를 것 같았다. 호날두는 헝가리와의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2골을 몰아쳤다. 팀을 탈락의 수렁에서 건져냈다. 상승세를 탔다. 크로아티아와의 16강에서 콰레스마의 결승골을 어시스트했다. 폴란드와의 8강전에서는 승부차기 1번키커로 나서 팀을 이끌었다. 차기를 주저하던 무티뉴에게 격려를 하는 모습으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웨일스와의 준결승에서는 결승헤딩골을 넣었다.
그러나 결승전 전반 도중 호날두는 무대에서 퇴장했다. 전반 초반 프랑스 디미타르 파예와의 볼다툼 도중이었다. 허벅지를 가격당했다. 호날두는 쓰러지며 고통을 호소했다. 응급 치료를 받고난 뒤 호날두는 뛸려고 노력했다. 그러나 24분 쓰러졌고 스스로 교체를 요청했다. 호날두가 빠진 포르투갈의 공격력은 반감됐다. 아니 거의 없었다고 봐도 무방했다. 콰레스마와 나니가 분전했지만 프랑스를 뚫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그래도 포르투갈 선수들은 투혼을 발휘했다. 밀집수비로 나섰다. 프랑스의 막강 공격을 막아내고 또 막아냈다. 승부를 연장전까지 끌고갔다.
호날두는 연장전이 시작하기 전 그라운드에 모습을 드러냈다. 왼쪽 무릎에 붕대를 감은 채였다. 선수들을 하나하나 안아주며 격려했다. 연장 후반 시작 전에는 물병을 선수들에게 주며 힘을 보탰다.
전화위복이었다. 포르투갈 선수들은 하나가 됐다. 이대로 무너질 수 없다는 생각이었다. 밀집수비는 단단했다. 연장 후반 에데르가 결승골을 넣었다.
경기 종료 휘슬이 울렸다. 벤치의 호날두는 감독과 끌어안고 기쁨을 나눴다. 그리고 절뚤거리며 그라운드로 들어갔다. 선수들 하나하나와 끌어안으며 기쁨을 만끽했다. 이번에는 눈물이 아니었다. 기쁨의 함박웃음을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