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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스테이지부터는 달라질거에요."
이날 수원FC는 정상 전력이 아니었다. 전력의 핵인 세명의 외국인 선수가 모두 빠졌다. 블라단, 레이어의 센터백 콤비는 경고누적으로 제외됐고, 공격수 오군지미는 부상으로 포항 원정에 오지 못했다. 이승렬 김한원 이준호 등이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렸다. 수원FC는 김병오를 최전방에 두고 역습 속도를 높이는 전략을 택했다. 짧은 패스로 풀어나가는 대신 롱패스로 공격의 활로를 찾았다. 김병오는 과감한 몸싸움과 가공할 기동력으로 포항 수비를 괴롭혔다. 포항은 이날 스리백으로 나섰지만 김병오 한명을 막지 못했다. 김병오가 전방에서 버텨주자 이승현의 스피드를 살릴 수 있는 공간이 열렸다. 조 감독은 "김병오의 원톱 기용을 예전부터 염두에 뒀다. 역습시 더 위력을 발휘할 수 있는 전략"이라고 웃었다. 그렇다고 뒤로 물러선 것도 아니다. 대신 활동량이 많은 윤태수(김부관)-김병오-이승현, 스리톱이 압박 강도를 높였다. 위에서부터 부지런히 상대 공격을 차단해주니 임하람-김근환, 이날 처음 발을 맞춘 센터백 라인이 무실점으로 경기를 마칠 수 있었다. 그간 보던 것과 다른 전략이었지만 분명 위력적이었다.
조 감독은 "첫번째 스테이지를 통해 상대가 어느정도 수원FC식 축구에 대한 분석을 마쳤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 우리는 또 다른 축구로 변신할 것이다. 필요하면 잠그기도 하고, 필요하면 스리백도 쓸 것이다. 겨울부터 준비한 전략이다. 아마 상대 감독 입장에서는 머리가 좀 아플 것"이라고 웃었다. 달라질 수원FC의 시작은 28일 광주전부터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