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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 예고' 수원FC, 두번째 스테이지에는 어떻게 달라질까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6-05-25 21:18



"두번째 스테이지부터는 달라질거에요."

조덕제 수원FC 감독의 말이다. K리그 클래식이 11라운드를 마치며 한바퀴를 돌았다. 각 팀 당 한차례씩 맞대결을 했다. '신입생' 수원FC의 첫번째 스테이지 성적표는 10위, 2승5무4패(승점 11). 당초 목표로 한 3승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클래식 터줏대감들을 상대로 단 4번만 졌다는 것은 분명 나쁘지 않은 기록이다. 특히 챌린지 시절부터 트레이드마크였던 '막공(막을 수 없는 공격)'을 시도하면서 얻은 결과이기에 더 의미가 있다. 조 감독은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11라운드까지는 막공을 밀어붙이겠다"고 했다. 실제 수원FC는 서울, 전북, 수원 등 클래식의 강호들을 상대로도 물러서지 않는 경기를 펼쳤다. 내용면에서도 호평을 받았다. 조 감독은 "수비적으로 나섰다면 승점을 얻을 수 있는 경기도 있었다. 하지만 우리만의 축구를 시도했다는 점, 우리만의 축구가 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점은 분명 큰 소득"이라고 했다.

하지만 결과를 얻지 못하면 아무 소용이 없다. 수원FC는 초반 무패행진을 달리며 잘나갔지만 어느덧 10위로 추락했다. 강등권인 11위 전남(승점 7)과의 승점차는 4점에 불과하다. 한두차례 연패가 이어지면 언제든 추락할 수 있는 위치다. 조 감독은 이제부터 결과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했다. 그는 "11라운드까지 치르면서 상대에 따른 우리의 대응법을 연구했다. 맞부딪힐 수 있는 수준의 팀이 아닌데 우리의 축구를 펼치는 것은 자살행위다. 상대팀에 따라 내려설수도 있다. 현실적인 부분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물론 수원FC만의 공격적인 색깔도 버릴 수는 없다. 그런 의미에서 시즌 2승째를 챙긴 22일 포항전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날 수원FC는 정상 전력이 아니었다. 전력의 핵인 세명의 외국인 선수가 모두 빠졌다. 블라단, 레이어의 센터백 콤비는 경고누적으로 제외됐고, 공격수 오군지미는 부상으로 포항 원정에 오지 못했다. 이승렬 김한원 이준호 등이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렸다. 수원FC는 김병오를 최전방에 두고 역습 속도를 높이는 전략을 택했다. 짧은 패스로 풀어나가는 대신 롱패스로 공격의 활로를 찾았다. 김병오는 과감한 몸싸움과 가공할 기동력으로 포항 수비를 괴롭혔다. 포항은 이날 스리백으로 나섰지만 김병오 한명을 막지 못했다. 김병오가 전방에서 버텨주자 이승현의 스피드를 살릴 수 있는 공간이 열렸다. 조 감독은 "김병오의 원톱 기용을 예전부터 염두에 뒀다. 역습시 더 위력을 발휘할 수 있는 전략"이라고 웃었다. 그렇다고 뒤로 물러선 것도 아니다. 대신 활동량이 많은 윤태수(김부관)-김병오-이승현, 스리톱이 압박 강도를 높였다. 위에서부터 부지런히 상대 공격을 차단해주니 임하람-김근환, 이날 처음 발을 맞춘 센터백 라인이 무실점으로 경기를 마칠 수 있었다. 그간 보던 것과 다른 전략이었지만 분명 위력적이었다.

조 감독은 "첫번째 스테이지를 통해 상대가 어느정도 수원FC식 축구에 대한 분석을 마쳤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 우리는 또 다른 축구로 변신할 것이다. 필요하면 잠그기도 하고, 필요하면 스리백도 쓸 것이다. 겨울부터 준비한 전략이다. 아마 상대 감독 입장에서는 머리가 좀 아플 것"이라고 웃었다. 달라질 수원FC의 시작은 28일 광주전부터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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